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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포커스] 떠오르는 트렌드 ‘강력한’ 2번 타자
입력 2018-03-21 05:58 
버나디나-김현수-초이스. 새 시즌 팀 내에서 2번 타자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한이정 기자] 강력한 타자를 2번 타순에 세우는 게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흔히 2번 타자는 1번 타자와 함께 ‘테이블 세터로 불린다. 말 그대로 밥상을 차리는 역할이다. 출루율 좋은 타자들이 1,2번으로 나서 득점권까지 출루 및 진루한 뒤, 중심타선이 타점을 올리는 게 이상적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출루율뿐 아니라, 득점력이 좋은 타자를 2번 타순으로 배치하는 팀이 늘어나고 있다. 양준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2번 타순에 득점 능력이 좋은 타자를 배치하면 최소 1점, 다득점이 가능해진다. 공격적인 전략을 짜기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팀은 넥센 히어로즈다. 외국인 타자 마이클 초이스를 2번 타순으로 배치하려 시도하고 있다.
초이스는 지난 시즌 대니 돈을 대신해 넥센에 온 대체 외인 타자다. 초반엔 다소 고전하는 듯 했던 그는 금세 장타를 펑, 펑 때려냈다. 4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7 54안타 17홈런 42타점을 올렸다.
워낙 힘이 좋아 쳤다 하면 장타다. 이에 초이스는 주로 중심 타선에 배치됐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사정이 조금 달라졌다. 박병호가 합류하면서 4번 타자를 맡았다. 초이스를 박병호와 함께 배치할지, 떨어뜨려 놓을지 두 가지 방안을 두고 넥센이 고민에 빠졌다.
만약 초이스와 박병호의 타순이 붙는다면, 타선의 무게는 어느 때보다 무거워진다. 그러나 떨어뜨려 놓으면 중심타선 뿐 아니라 상위타선에도 무게감이 생긴다. 넥센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초이스를 2번에 놓는 방안을 실험해왔다.
넥센 초이스. 사진=김영구 기자
장정석 넥센 감독은 2번에 (득점력이) 좋은 타자가 있으면 공격루트가 편해진다. 초이스 역시 무작정 휘두르거나 장타가 없는 타자가 아니다. 또한 줄곧 테이블세터를 맡았던 이정후와 서건창이 수치상으로 좌투수에 약하다. 만약 초이스가 2번 타자로 나선다면 이정후와 서건창을 떨어뜨려 놓음으로서 좌투수에 대한 약점까지 보완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넥센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시범경기까지 초이스가 2번 타순에서 적응을 잘 하고 있어, 초이스가 2번 타자로 나설 가능성은 커졌다.
LG 트윈스 역시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안타 생산력이 뛰어난 김현수의 합류로, 류중일 LG 감독은 김현수를 어느 타선에 배치할지 고민하고 있다. 아직 김현수의 타순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2번이 유력하다. 류 감독의 성향 자체가 2번 타순에 강타자를 배치하는 걸 선호하기 때문이다.
LG 김현수. 류중일 감독은 김현수를 2번 타자로 기용할 방침을 세우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이에 김현수는 타순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현대 야구는 공격적인 성향이다. 야구 자체가 개인 운동인 것 같으면서도 팀 운동이다. 선수 입장에서는 타순을 신경 쓰기보다 어느 타순에 있더라도 득점권에서 잘 해야 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초이스 혹은 김현수만의 일은 아니다.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 역시 로저 버나디나의 득점력을 높이 사 2번 타순에 배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는 시범경기 동안 득점권에 강한 허경민을 2번에 배치하고 있다. 손아섭 역시 롯데 자이언츠에서 강한 2번 타자다. yijung@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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