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비트코인, 닷컴버블 붕괴 직전과 유사"
입력 2018-03-20 15:22  | 수정 2018-03-20 15:23

대표적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가격 흐름이 닷컴 버블(거품) 붕괴 직전과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비트코인의 버블이 꺼지는 속도가 닷컴 버블 붕괴 보다 15배 빠를 것이라는 전망이 가상화폐 투자자들을 아찔하게 했다.
19일(현지시간) 미 CNBC에 따르면 대형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고객들에게 발송한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거래량과 가격 동향을 감안할 때 비트코인은 닷컴 버블 붕괴 직전과 매우 유사하며 역사가 반복될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는 나스닥 지수가 버블 붕괴 직전 250%나 상승 랠리를 펼친 것과 마찬가지로 비트코인도 280% 랠리를 보였다고 밝혔다. 다만 비트코인은 종전 나스닥 랠리에 비해 15배 빠른 상승 흐름을 보인게 차이점이다. 상승세가 훨씬 빨랐던 만큼 비트코인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면 무서운 속도로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경고한 셈이다.
모건스탠리는 2009년 비트코인이 출범한 이후 지금까지 네번의 약세장이 있었으며 각 약세장마다 28~92% 가량 급격한 조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만달러까지 육박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올 2월 초 7000달러선까지 수직 낙하하기도 했다. 각 약세장 마다 평균적으로 45~50%의 조정을 거쳤다. 이는 18년 전 나스닥 흐름과 매우 비슷하다. 2000년 이후 나스닥은 다섯번의 약세장을 겪었고 각 약세장의 하락률은 평균 44%에 달했다. 거래량도 버블 붕괴를 예상해볼 수 있는 잣대다. 비트코인의 거래량은 최근 급감했는데 약세장의 명백한 신호라고 모건스탠리는 덧붙였다.
CNBC에 따르면 짐 폴슨 로이트홀트그룹 최고투자전략가는 미국 정보기술(IT)주도 닷컴 버블이 붕괴된 2000년과 비슷한 위험 신호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990년대 후반 닷컴주에 대한 몰입이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을 뜻하는 조어)에 대한 투자자들의 흥미로 재부각됐으며 상대적으로 안전한 전기·수도 등 유틸리티주와 정보기술(IT)주 간 가격 차가 닷컴 버블 붕괴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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