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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인터뷰] ‘불방망이’ 허경민의 변신 “설렘보다 떨림”
입력 2018-03-20 05:50 
두산 허경민은 19일 현재 시범경기 타율 1위에 올라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18일 현재 시범경기 타율 1위는 허경민(28·두산)이다. 0.667로 정진기(0.636·SK)와 함께 6할 타율이다. 안타(8), 출루율(0.750) 부문도 그의 이름이 맨 위에 있다.
허경민은 시범경기에서 가장 뜨겁고 무서운 타자 중 1명이다. 지난 17일 잠실 LG전에서는 5타석 3타수 3안타 2볼넷으로 100% 출루를 기록했다. 잘 치니 타순도 조정됐다. 8번에서 2번으로 이동했다.
허경민은 상·하위 타순을 가리지 않았다. 그러나 주로 하위 타순에 배치됐다. 지난해에도 8번(114타수)과 9번(129타수) 타순에 중용됐다. 그 다음이 7번(60타수)이었다. 다른 타순의 타수 기록은 66타수였다.
타율 1위 허경민이 이상한 거는 아니다. 지난해까지 시범경기 통산 타율은 0.308였다. 2013년(0.423)과 2016년(0.390)에도 매서운 타격을 선보인 바 있다. 동갑내기 팀 동료 박건우는 잠시 주춤했을 뿐, 원래 잘 치던 좋은 타자였다”라며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다.
박건우는 그 근거 중 하나로 3년 전 가을야구를 들었다. 허경민은 2015년 포스트시즌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23안타로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도 세웠다.
그럼에도 놀라운 건 허경민의 변신과 노력 때문이다. 허경민은 2017년 힘겨운 해를 보냈다. 2015년 풀타임 주전 선수로 도약한 이후 타석에 설 기회가 가장 적었다. 타율도 0.257로 2014년(0.247) 이후 가장 낮았다. 3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에도 5개가 모자랐다. 규정타석도 채우지 못했다.
허경민은 지난겨울 절치부심했다. 경기에 뛰기 위해서는 스스로 발전해야 한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허경민은 경쟁이라고 하나 난 그렇게 표현하지 않는다. 다 같이 팀을 위해 고생하는 동료다. 내가 잘 해서 성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타격도 변화를 줬다. 프로 입문 이래 처음이다. 그만큼 허경민은 절실했다. 그는 마무리훈련부터 선수로서 타격에 욕심을 냈다”라고 밝혔다. 고토 신임 타격코치가 새로 가세한 것도 그에게는 큰 힘이었다. 고토 코치는 허경민의 고민을 이해했고 또 다른 길로 안내했다.
바뀐 타격은 허경민의 강한 의지이기도 하다. 허경민은 올해는 반드시 결과로 보여줘야 하는 시즌이다. 그래서 변화를 주며 더욱 단단히 준비했다”라며 잘 치는 타자의 영상을 많이 봤다. 그리고 그들의 조언도 많이 들었다. 사실 (바뀐 타격 자세가)티 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만큼 내가 올해 잘 하고 싶다는 뜻이 담겨있다”라고 말했다.
두산 허경민은 2018년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도 스프링캠프를 마친 후 기대하는 선수 중 1명으로 허경민을 꼽았다. 사진=옥영화 기자

허경민 타격의 가장 큰 변화는 ‘마음이다. 그의 말대로 기술적으로 크게 달라진 게 아니다. 그렇지만 마음의 변화는 그 어떤 것보다 크게 바꿀 수 있다.
허경민은 그 전까지 타석에 서면 적극적이지 않았다. 스윙을 두려워했다. 그래서 공을 맞히는데 급급했다. 이제는 아니다. 보다 강하게 치려고 한다. 후회 없이 치고 싶다”라고 밝혔다. 표본이 적기는 하나 허경민의 시범경기(16타석) 삼진은 0개다. 반면, 볼넷은 4개.
2번의 시범경기를 마치면 시즌 개막이다. 4일 후다. 설렘보다 떨림이 더 크다는 허경민이다. 시범경기 타율 1위지만 아직은 반신반의다.
허경민은 아직 익숙하지 않아 낯선 부분이 있다. 그렇지만 이런 변화도 내가 성장하는 과정 중 하나다.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느낌은 좋다. 잘 적응하면 분명 좋아질 것이다”라며 많이 떨린다. 그래도 노력한 만큼 잘 치게 된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그렇게 돼 많이 지도해주신 고토 코치님과 강동우 코치님의 믿음에 보답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허경민
1990년 8월 26일생
176cm 69kg
송정동초-충장중-광주제일고-두산-경찰
2009년 두산 신인 2차 1라운드 7순위
2015년 WBSC 프리미어12 우승
2016년 KBO리그 올스타전(베스트12)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rok1954@ma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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