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공모주 47% 뛸때…공모주펀드 1%대 `헉헉`
입력 2018-03-19 17:41 
올해 상장한 공모주 수익률이 고공 행진을 기록한 것과 달리 공모주 펀드 수익률은 바닥을 기고 있어 투자자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상당수 공모주는 안정성 강화를 위해 채권 투자 비중을 높게 가져가고 있는데, 최근 글로벌 금리 인상 여파로 채권값이 떨어져 수익률이 눈에 띄게 뒷걸음질쳤다. 게다가 코스닥 벤처 펀드 출범으로 인해 공모주 배정 물량까지 축소될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 우려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112개 공모주 펀드의 3개월간 수익률은 1.09%에 불과했다. 특히 글로벌 조정장이 본격적으로 펼쳐진 최근 1개월간 수익률은 0.51%, 1년 수익률도 4.4%에 머물렀다. 국내 주식형 펀드가 최근 1년간 20%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올렸고, 공모주 펀드와 비슷한 성격의 국내 채권 혼합형 펀드 역시 같은 기간 5%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올린 것에 비해 저조한 성과다.
공모주 펀드 수익률 부진은 펀드 환매 러시로 이어지는 형국이다. 지난 1년간 공모주 펀드에는 1조8332억원이 순유출됐다. 최근 6개월과 3개월을 기준으로도 각각 6290억원, 633억원이 순유출돼 환매 러시가 가시지 않는 모양새다.
반면 올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공모주들은 연일 대박을 터뜨리며 공모주 펀드 투자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더하고 있다. 올해 상장한 12개 기업의 공모가 대비 평균 주가 상승률은 47.82%로 집계됐다. 국내 '테슬라 상장' 1호로 기대를 모았던 카페24는 공모가(5만7000원) 대비 90%에 육박하는 주가 상승률을 보였고 동구바이오제약(165.63%) 린드먼아시아(127.69%) 엔지켐생명과학(96.25%) 등도 공모가 대비 주가가 크게 올라 공모주 흥행에 가세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공모주 청약을 확보할 수 있는 물량이 제한적이라 실제 공모주의 상장 이후 성과가 펀드 수익률에 연결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실제 공모주 펀드에서 공모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10~20% 선으로 나머지 80~90%가량은 채권에 투자해 운용하고 있다. 공모주 편입 비중을 30%까지 설정할 수 있는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조차도 공모주 편입 비중이 6%에 불과할 정도다.
문제는 글로벌 금리 인상과 코스닥 벤처펀드 출시로 인한 공모주 물량 경쟁 등으로 공모주 펀드 수익률이 더욱 하락할 가능성이 점쳐진다는 것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으로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 채권 비중이 높은 공모주 펀드가 자연스럽게 손실률이 커질 수 있는 구조"라며 "코스닥 벤처 펀드에 공모주 물량 30%를 우선 배정하는 방안이 현실화하면 현재 운용 중인 공모주 펀드로는 나올 수 있는 공모주 물량이 더욱 적어져 '무늬만 공모주 펀드'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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