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폼페이오 美국무·해스펠 CIA국장 인준 `빨간불`
입력 2018-03-19 15:57 

미·북 정상회담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회담을 실무적으로 준비해야할 미국 국부무와 정보당국 수장의 취임 여부가 돌발변수로 등장했다.
여당인 공화당 중진 랜드 폴 상원의원은 18일(현지시간) CNN과 CBS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후보자와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 후보자의 인준을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5월말로 예고된 미·북 정상회담 실무 준비가 국무부와 CIA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어서 폼페이오와 해스펠 후보의 인준 불발 또는 지연은 미·북 정상회담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가뜩이나 국무부는 수전 손턴 동아태 차관보의 상원 인준절차 지연, 조셉 윤 대북정책특별대표의 퇴임, 주한 미국 대사의 공석 등으로 미·북 정상회담을 준비할 인사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폴 의원은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에 대해 "북한, 이란, 러시아 등 모든 곳에서 지나치게 정권교체를 옹호하는 사람"이라며 현 시기에 국무장관에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물고문 경력이 논란이 되고 있는 해스펠 지명자에 대해서는 "명백히 잘못된 일이자 경멸할 만한 가치도 없는 일"이라며 "해스펠의 인준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당인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들은 강경파로 분류되는 폼페이오와 해스펠 지명자가 한반도 문제를 주도할 경우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쏟아내며 인준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재 연방의회 상원 의석 수는 공화당이 51석, 민주당과 무소속을 더한 의석이 49석으로 2석 차이가 있다. 이미 인준 반대 의사를 밝힌 랜드 폴 의원에 더해 공화당에서 한 명 더 이탈표가 나온다면 인준은 부결될 가능성이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민주 양당이 선명성 대결을 하면서 인준안 처리가 지연될 수도 있다.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은 이날 CBS 인터뷰에서 "우리는 점차 선거철에 접어들고 있다"며 "인사청문회를 포함해 모든 것이 당파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 정상회담을 5월에 하겠다고 밝힌 후 지난 13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경질하고 후임에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을 내정했다. 또 CIA국장 자리에는 해스펠 부국장을 후보자로 지명했다.
지난 해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해스펠 부국장으로 추정되는 한 여성 CIA 관리가 지난 2002년 태국의 비밀 수용시설에서 알카에다 조직원으로 의심되는 용의자 2명을 물고문한 뒤 관련 비디오테이프를 파기했다. 수감자 중 한명은 한달에 83차례나 물고문을 받았고 반복적으로 머리를 벽에 들이받히는 폭행도 당했다. 그는 조사관들이 자신에게 유용한 정보가 없다는 판단을 내리기 전까지 가혹한 방법으로 고문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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