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문연구요원제 없애면 이공계 위기…절반이 해외 대학원 진학""
입력 2018-03-19 07:18  | 수정 2018-03-26 08:05
국방부 폐지 방침에 서울대 자체 연구…"국내 박사 진학에 영향"



이공계 석·박사가 3년간의 연구 활동으로 병역 의무를 대체하도록 한 '전문연구요원 제도'가 이공계 기피 현상을 완화하고 해외 인재 유출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서울대 재료공학부 곽승엽 교수는 이런 내용을 담은 '전문연구요원 제도 운영 및 선발의 현황과 성과 분석'이라는 제목의 내부 보고서를 최근 학교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2016년 국방부가 전문연구요원 제도를 2020년 이후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세우자 곽 교수는 지난해 대학 본부로부터 용역을 받아 제도 필요성을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곽 교수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카이스트, 포항공대 대학원생 1천56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연구요원 제도가 우수 인력을 이공계에 유입하는 효과가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조사에서 이 제도가 박사과정 진학 결정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1%가 '영향을 미쳤다', 39%가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습니다.

이공계 기피 현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지를 묻는 항목에서는 62%가 '효과가 높다'거나 '매우 높다'는 긍정적 답변을 했습니다.

'전문연구요원 제도가 없을 때 해외 대학원 진학을 선택하겠다'고 한 비율은 49%에 달했습니다.

곽 교수는 이 제도를 폐지했을 때 해외 유학생 수가 늘어 인재 유출이 심각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곽 교수는 "전문연구요원 제도가 없을 때는 국내 대학원에 진학하지 않고 다른 진로를 택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이 86%에 달한다"며 "이 제도가 국내 이공계 대학원 진학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현행 제도상 선발에 영어 점수가 지나치게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점도 연구역량을 높이는 본래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선발 때 영어 텝스(TEPS) 점수로 상대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적절하다'는 의견은 17%에 불과했고, '부적절하다'는 의견은 57%였습니다.

곽 교수는 "전문연구요원 선발에서 필요한 전공분야를 선택해 시험을 보게 되면 텝스 공부에 소모되는 시간을 줄이고 연구역량 평가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글로벌 박사 펠로우십 등 국제 연구역량 평가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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