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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더블스타 "노조 만나 설득할것"
입력 2018-03-19 00:01 
◆ 기로에 선 금호타이어 ◆
중국 더블스타의 수장 차이융썬 회장(사진)이 '먹튀' 반대론을 펼치면서 금호타이어 인수 의지를 다시 한번 공식화했다. 중국 타이어 회사인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유력 인수 후보자다.
지난 16일 중국 칭다오 더블스타 본사 사옥에서 한국 언론과 기자간담회를 한 차이 회장은 "더블스타가 기술 탈취를 위해 금호타이어를 인수한다는 일명 '먹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전면 부정했다. 차이 회장을 포함해 더블스타 고위 임원이 국내 언론과 인터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차이 회장은 "금호타이어가 한국에서 얼마나 상징적이고 중요한 회사인지를 잘 안다"면서 "금호타이어의 독립경영을 보장해 기술 먹튀 논란을 잠재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하이자동차의 쌍용차 기술 먹튀 논란에 대해 그는 "쌍용차 논란은 이미 14년 전에 일어난 일"이라면서 "더블스타에 같은 상황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국내 노조 등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외국 자본의 기술력 탈취 등 먹튀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금호타이어 본사의 '독립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칭다오시는 경제 개발 전략 차원에서 타이어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면서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의 시너지로 칭다오시의 타이어 산업을 공동 육성하려는 것"이라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더블스타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인수전을 위해 구성된 컨소시엄 한국싱웨이주식회사는 4개 회사로 구성됐다. 더블스타를 비롯해 칭다오국신그룹, 칭다오성투그룹, 칭다오항그룹 등으로 모두 중국 칭다오시 소유 국영기업이다. 이들의 총 자산을 합하면 15조원 규모가 넘는다. 중국 국영기업이 공동으로 전략적투자(SI)에 나선 것은 그만큼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가 단기이익을 위한 것이 아님을 증명한다는 주장이다.
차이 회장은 "이번 투자 금액이 금호타이어 채무로 전환되는 것이 아닌 실질 투자금액으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금호타이어의 실적 악화는 곧 더블스타의 피해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신주를 1주당 5000원에 사들이는 방식(3자 유상증자)으로 전체 6463억원을 투자한다. 인수가 완료되면 지분 45%를 보유한 최대주주에 오른다. 1차 인수 당시 채권단의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과는 달리, 신주 매입에 따른 자금이 금호타이어 회생을 위한 설비투자에 활용된다는 점에서 '책임경영'을 강화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인수가 체결될 경우 트럭·버스용 등 '상업용' 타이어(TBR)와 '승용차용' 타이어(PCR)에서 모두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도 내비쳤다. 차이 회장은 "더블스타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트럭과 버스용 타이어, 승용차 생산 공장을 모두 가지고 있는 기업"이라면서 "승용차용 타이어의 경쟁력을 갖춘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와의 시너지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차이 회장은 이 같은 경쟁력 확보 방안을 가지고 필요할 경우 노동조합을 직접 설득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인수전에 반대하는 노조를 포함한 모든 주체가 우리의 투자 계획을 들으면 모두 수긍할 것임을 확신한다"면서 "노조와의 직접 대화에 나서는 것도 상황에 따라 필요하면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3가지 승계조건(고용보장·노동조합 보장·단체협약 승계)에 대해서는 "처음 듣는다"며 구체적인 확답을 피했다.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은 지난 12일 노조와의 만남에서 "칭다오 본사에서 차이 회장을 만나 '3승계'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중국 칭다오 = 강영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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