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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신분증 없는 QR코드 방문` 체험해보니…
입력 2018-03-18 10:27 
현대카드 QR코드 방문자 예약시스템 [사진제공 : 현대카드]

보안이 생명인 금융회사 내부로 들어가기란 쉽지 않다. 금융회사 소속 직원과 약속을 잡았더라도 신분증을 내고 본인확인 절차를 거쳐야 비로소 문턱을 넘을 수 있도록 한 곳이 많다. 하지만 현대카드는 이같은 편견을 깨고 오로지 'QR코드'만으로 회사의 문호를 방문객들에게 개방한다. 이같은 파격적인 행보가 가능한 배경이 무엇일까. 그 이유를 찾기 위해 기자는 지난 16일 현대카드를 직접 찾았다.
"신분증 없이도 QR코드로 한 번에 출입 가능"
현대카드사옥 안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먼저 내부 직원과 정확한 미팅 시작 시간과 얼마나 만남을 가질 것인지 조율해야 한다. 이후 직원이 방문자의 이름과 소속 연락처 등을 입력하면 해당 휴대폰 번호로 메시지 한 통이 날아온다. 회원정보 입력부터 메시지 수령까지는 1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기자가 받은 메시지에는 현대카드 출입시 사용할 QR코드와 함께 방문장소와 예약자 정보가 담겼다. 이외에도 QR코드 스캔 후 개인정보 동의 서명 등 출입절차와 임직원 동행시에만 출입이 가능하다는 안내가 적혀 있었다.
현대카드 방문 시 방문자가 받을 수 있는 문자 [사진 :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실제 QR코드를 찍어본 결과 순식간에 개인정보 동의 서명문이 싸인할 수 있도록 화면에 나타났다. 기자가 소유한 폰은 구형폰(?)으로 액정화질이 상당히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절차를 마칠 수 있었다. QR코드는 문자를 통해서 전송되기 때문에 심지어 피처 폰에서도 이같은 절차를 통해 출입이 가능하다고 현대카드는 설명했다.
개인정보 동의사항 등을 꼼꼼하게 읽어 본 후 화면에 싸인하면 방문증이 인쇄된다. 방문증을 받아 인포데스크 옆에 마련된 옷핀에 끼워 패용하면된다. 과거에 현대카드는 방문자들에게 목걸이 형태의 출입증을 제공했으나 이제는 옷핀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회사 방문객들이 신분증을 챙겨와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없애기 위해 이같은 QR코드 방문 시스템이 도입됐다"며 "실제 시스템이 도입된 후 방문자들은 자신의 정보를 인포 데스크에 적을 필요가 없어 개인정보 유출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무실 곳곳 '디지털 현대카드' 인테리어 눈길
현대카드 회의용 탁자와 사내카페[사진제공 : 현대카드]
현대카드가 이같은 간편한 출입절차를 도입한 데에는 '디지털 현대카드'를 강조하고자 하는 정태영 부회장의 철학이 담겼다. 같은 맥락에서 현대카드는 사내 주요공간에 디지털 개발자들이 사용하는 코딩언어인 '파이선(Python)'으로 안내 문구를 썼다. 회의실이나 휴게실의 시설 이용방법이나 사내 까페인 'Cafe & Pub'의 메뉴도 '파이선(Python)' 언어를 적용했다.
휴게실의 커피머신에는 "커피가 있으면 커피를 마시고, 커피가 없으면 원두를 채웁니다. 당신은 센스쟁이!" (if coffee.exist(): drink(coffee) else: fill(beans) print("You are a witty person") 라는 문구가 시선을 끈다.
'Cafe & Pub'의 메뉴나 비품 코너의 안내문은 디지털 순서도(flow-chart) 형식에 코딩 언어를 반영해 색다르게 표현했다.
현대카드 사내 휴게실 [사진제공 : 현대카드]
디자인 뿐만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 역시 '디지털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특히 별도의 자료 없이 회의가 가능한 디지털 미팅룸도 만들었다. 직원들은 회의실 내에 설치된 가상PC(VDI)를 통해 회의 참석자의 PC로 접속해 필요한 내용을 보면서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직원들은 사내 시설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디지털을 접하게 된다"며 "상품이나 서비스와 같은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하드웨어인 사내 시설에도 디지털을 반영해 디지털 컴퍼니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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