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3월 16일 뉴스초점-주한미군이 손해?
입력 2018-03-16 20:07  | 수정 2018-03-16 20:43
'미국이 한국한테 무역과 군대에서 돈을 잃고 있다. 지금은 미군이 남한에 3만 명이 있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한미 FTA 3차 협상 하루 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 말입니다. 한국과의 무역협상이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주한 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는 으름장을 놓은 겁니다. 백악관과 미 국방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이 해명에 물음표를 가질 수밖에 없는 건 트럼프 행정부에서 주한미군 철수 관련 발언이 나온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럼 그의 말이 맞나 우리도 따져봐야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안보에서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고 투덜대지만, 사실 주한 미군은 공짜로 있는 게 아닙니다.

한국은 주한 미군 주둔에 약 9천6백억 원을 내고 있고, 곧 '1조 원 돌파'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주한 미군에 기지를 제공하는 것과 간접적인 혜택까지 포함하면, 실제로는 미국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고 있죠. 게다가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는 건, 단순히 한국만을 위한 게 아니죠. 동북아에서 군사·경제적으로 자국의 이익을 위해 있는 겁니다.

이런데도 트럼프 행정부가 수시로 한국에 대해 안보 무임승차론을 꺼내고 주한 미군 주둔이 경제적으로 적자라고 주장한다면, 우리도 이번 기회에 '아닌건 아니'라고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요. 주한 미군의 의미와 손익구조를 명확히 따져서 주한 미국이 공짜로 들어와 있는 게 아니고, 그들의 필요성도 크다는 걸 입증해줘야 합니다.

전쟁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주한 미군 철수는 우리에게 아킬레스건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FTA 등 협상용으로 계속 미군 철수 카드를 활용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정부는 이에 대한 답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는 주한미군 무임승차론을 꺼내지 못하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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