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편의점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 수입이 일정 수준보다 적으면 그 차액을 지급하는 '최저수입 보장' 제도를 확대 운영한다. 커피·외식 프랜차이즈업계는 가맹점이 반드시 본사로부터 구입해야 하는 '필수물품'의 범위를 대폭 줄이거나 가격을 내려주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대표들이 16일 서울 여의도 인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상생협력 확산을 위한 가맹본부 간담회'를 개최하고 업체별 상생안을 소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과 조윤성 한국편의점산업협회장을 비롯한 19개 가맹본부 대표·사장·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참석한 브랜드는 CU·GS25 등 편의점 5개, 빽다방·이디야 등 커피 6개, 롯데리아 등 햄버거 2개, 파리바게뜨 등 제빵 2개, 본죽 등 기타 5개였다.
이날 참석 업체들이 제시한 상생안은 다양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편의점 업계의 '최저수입 보장' 제도다. CU는 월 350만원이던 최저임금 보전액을 470만원으로 올렸고, GS25도 보장 규모를 연간 60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미니스톱 역시 연간 보장 규모를 6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올렸다.
전기 요금 지원 방안도 강화했다. 세븐일레븐은 가맹점포 전기 요금의 절반을 지원하고 나섰다.
커피·외식 프랜차이즈의 상생안은 주로 필수물품의 구매 부담을 낮춰주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디야커피는 필수물품의 개수를 259개에서 117개로 무려 55%나 줄였다고 발표했다. 일회용 컵, 냅킨 등 12개 품목에 한해서는 가격을 최대 40%까지 내려주기도 했다.
빽다방 역시 우유, 일회용 컵 등 25개 품목의 가격을 최대 23.7% 인하했다. 커피베이는 필수물품 갯수를 기존보다 37%, 쥬씨는 28%, 탐앤탐스는 4%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일부 프랜차이즈업체는 로열티를 인하한다고도 밝혔다. 빽다방은 정규 로열티를 연간 300만원에서 270만원으로 10% 인하했다. 쥬씨는 아예 매출액이 일정 기준에 미달하면 로열티를 면제하기로 가맹점주와 합의했다.
이니스프리는 가맹점주가 자발적으로 인테리어를 개선하는 것에 대해서도 최대 65%의 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현행 가맹사업법에 따르면 가맹본부의 권유 없이 가맹점이 자발적으로 인테리어 개선을 할 경우 본부의 별도 부담은 없어진다.
업계 상생방안을 들은 김 위원장은 "편의점 업종에서의 가맹점 최저수입 보장과 식품 폐기 손실 보전, 커피·외식업종의 구입강제품목 감축과 영업권 보호 강화 방안 등이 가맹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정위는 이날 가맹본부가 발표한 상생 방안을 충실히 이행하면 공정거래협약 이행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상반기 중에 평가 기준을 개편할 계획이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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