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아름다운 다름, 안은미와 칸두코 댄스 컴퍼니의 `굿모닝 에브리바디` 초연
입력 2018-03-15 18:16 

"저는 장애를 사회적인 장벽으로 이해합니다. 기술이나 환경의 부족으로 표현이 자유롭지 못한 것 뿐이죠." (벤 롸이트 칸두코 댄스 컴퍼니 예술감독)
백척이나 되는 장대 꼭대기에 올라선 무용수가 묻는다 "안녕하세요?" 견딜 수 없는 비정상적인 균형적 사회에서 무용수들이 역설적으로 어떻게 기우뚱거리는 균형감을 가지고 생존하려 하는지 움직임을 통해 보여준다. 서로 다른 육체의 한계점과 가능성이 서로 복잡하게 엉켜서, 벗어나기 불가능할 것 같은 한계를 돌파해 낸다.
공연 '굿모닝 에브리바디'의 한 장면이다. '굿모닝 에브리바디'는 '2017-2018 한영 상호교류의 해' 폐막작으로 평창문화올림픽 프로그램 일환으로 한영 아티스트들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동양의 피나 바우쉬라 불리는 무용가 안은미와 장애인 무용수와 비장애인 무용수로 이루어진 세계적인 영국 무용단 칸두코 댄스 컴퍼니(Candoco dance company)가 2017년 5월부터 진행한 공동 워크숍을 통해 창작했다.
안은미 무용가는 "장애는 개인 뿐만 아니라 사회도 가지고 있다"며 "사회의 장애와 장벽 속에서 장애인 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들도 안전을 위해 또 균형을 잡기 위해 얼마나 힘들여 버티고 있나. '안녕하세요?'란 제목은 우리 모두 이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자는 의미다"고 설명했다.
칸두코 댄스 컴퍼니는 셀레스테 단데커-아놀드와 애덤 벤저민이 1991년에 설립한 무용단으로 영국 최초로 장애와 비장애 무용가를 통합한 전문 무용단으로 자리잡았다. 칸두코 댄스 컴퍼니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주 경기장에서 열린 올림픽 이양식에서 공연을 펼쳤고, 2012년 런던 패럴림픽 폐막식에서 콜드플레이와 공연하기도 했다.

"영국에서는 정상(able)과 장애(disable)란 단어 대신 장애(disable)와 비장애(non-disable)란 단어를 쓴다. 장애가 있지만 나 역시 춤을 출 수(able)있지 않은가." 9살 사고로 다리를 잃었지만 전문 무용수로 놀라운 움직임을 보여준 칸두코 컴퍼니의 마크 조엘이 덧붙였다.
마크 브루와 김보라 안무가가 함께 작업한 '공·空·ZERO 도 무대에 오른다. 장애를 가진 마크 브루와 장애를 가지지 않은 김보라가 공통의 관심사인 제한, 몸, 시간을 육체의 언어로 살핀다. 김보라 안무가는 "우리의 무대는 '0'의 상태라고 생각했다. 즉 비어있는 상태로 돌려놓은,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에서의 추는 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동작업인 만큼 말로 생각과 사고를 고유할 때는 부딪치는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오히려 몸을 움직이니 서로가 서로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되더라"며 "언어 그 이상의 경험이 있다는 걸 배우게 됐다. 다름에서 존재하는 같음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공·空·ZERO와 '굿모닝 에브리바디'는 17~18일 각각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과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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