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고교생들 "총기규제 강화하라" 전국적 동맹휴업 돌입
입력 2018-03-15 15:21 

지난달 17명 학생들의 목숨을 앗아간 플로리다 교내 총격참사가 있은 지 한달째인 14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 고등학생들을 중심으로 총기규제를 요구하는 동맹휴업(워크아웃) 행진이 펼쳐졌다.
CNN은 이날 뉴욕·메릴랜드 주 등지에서 동부시간 오전 10시부터 시위 행진이 시작됐고, 이후 중부와 중서부·서부에서도 각각 해당 지역 시간대에 맞춰 오전 10시에 같은 행진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학생들은 플로리다 참사의 17명 희생자를 기리는 의미에서 최소 17분 간 학교 교실 밖으로 나와 구호를 외치고 행진을 시작했다. 이 시각 전국적으로 수천 명의 학생들이 거리로 몰려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등학생들이 이처럼 전국적인 동맹휴업에 나서는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라고 CNN은 전했다.
동맹휴업에 참가한 학생들은 모든 공격용 무기의 판매 금지, 총기 판매 전 전력 조회 의무화, 공격성을 보인 총기 소지자에 대해 법원이 총기를 회수할 수 있게 하는 법안 등 강력한 총기 규제 조치를 요구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라과디아 고교의 학생 케이트 휘트먼은 "우리 모두는 오랫 동안 어른들이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을 주장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이건 정치적 문제가 아닌 모두의 안전을 위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메릴랜드 몽고메리블레어 고교 학생들은 경찰차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행진에 참여한 뒤 백악관 행 열차에 탑승하기도 했다.
총격 참사가 일어난 플로리다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의 재학생 샘 제이프는 이번 동맹휴업을 두고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줬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지난달 플로리다 참사 이후 강력한 총기규제 필요성에 대한 여론이 들끓자 딕스스포굿즈·월마트·크로거 등 미국 내 3대 총기 유통업체는 총기 구매 제한 연령을 18세 미만에서 21세 미만으로 상향하고 일부 공격용 무기의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건 직후 총기 구매자 신원조회 강화, 총기 구매 가능연령 상향 등의 조치에 공감한다고 밝혔다가 지난 12일 교사들의 총기무장을 제외한 규제 조치는 추진하지 않겠다며 입장을 선회해 논란을 야기했다.
[오신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