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최종구의 경고 "중구난방 가산금리 손볼것"
입력 2018-03-14 17:28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은행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 산정에는 '합리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장 사퇴로 이어진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선 앞으로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최 위원장은 14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살펴보면 신용등급이 동일한 차입자에 대해서도 한두 달 사이에 수십 bp씩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다"며 "가산금리가 다르게 적용되는 이유와 관련해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은행권 스스로 합리성에 대해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은행은 가산금리 구성 항목 중 하나로 돼 있는 목표이익률을 대출상품별로 각각 다르게 운영하기도 하고 어떤 은행은 모든 대출상품에 똑같이 적용하기도 한다"며 "대출 종류나 수준에 따라 가산금리 차이가 나는 건 당연하지만 이는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리 상승기를 틈타 은행들이 예금금리에 비해 대출금리를 더 많이 올리면서 손쉽게 돈을 버는 행태를 지적한 것이다.
금융권 채용비리 적발 기준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과거에는 (경영진이) 채용 과정에서 이름을 전달하면 서류전형을 통과시켜주는 관행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오늘날의 기준과 시각에선 분명히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 기준을 마련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금감원이 진행 중인 하나은행에 대한 검사를 다 해봐야 어디까지, 얼마나 문제 삼을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차기 금감원장으로 누굴 임명제청할 예정인지에 대해선 "갑자기 발생한 일이라 생각할 경황이 없었다"며 언급을 피했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에 의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카카오가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상화폐공개(ICO)'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최 위원장은 "현행 법령에 ICO를 직접 금지하는 조항은 없지만 다른 법령에 의해 사기나 다단계, 유사수신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위험이 매우 높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입장은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뱅크가 ICO로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아직은 전달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해외 ICO가 카카오뱅크의 신뢰성 문제로 이어지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초대형 투자은행(IB) 추가 인가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초대형 IB로 인가를 받으면 자체 신용만으로 어음을 발행할 수 있어 자금 조달이 수월해진다. 최 위원장은 "증권사가 어음을 발행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많았지만 금융당국은 보다 많은 초대형 IB들이 기업금융 활성화에 동참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대형 IB 인가를 신청한 5개 금융사 중 1개사만 인가된 이유에 대해서는 "다른 4개사는 모두 대주주 문제 등 결격 사유가 있었으며 이런 결격 사유가 해소되면 이른 시일 내에 다시 논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에는 노조의 결단을 요청했다. 최 위원장은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제시한 합리적인 수준의 자구계획에 노조가 동의를 거부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채권단의 요구 수준은 임금 및 복지제도 등을 경영 정상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조정하는 것으로, 재도약을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다시 더블스타를 상대로 자본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외부 자본 유치 없이는 금호타이어의 정상화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기초한 것"이라며 "노조가 대승적 차원에서 이해해 경영 정상화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전날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직접 언급한 '금융혁신 과제'와 관련해서는 향후 3년간 8조원 규모로 조성 예정인 성장지원펀드 운용 방안과 20조원 규모 보증·대출 프로그램 연계 운영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담보자산이 부족한 혁신창업기업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동산금융 활성화 방안과 제대한 청년 병사의 안정적 생활과 학업을 지원하기 위한 '국군병사 목돈 마련 지원 방안' 등도 곧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 신용대출 증가세에 대해선 "당장 큰 문제는 아니지만 너무 늘어나지 않도록 앞으로 잘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김동은 기자 / 이승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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