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잘 키운 제약 플랫폼, 신약 개발 전략 다변화시켜
입력 2018-03-14 15:45 
[사진 출처 = 픽사베이]

다양한 약물에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 제약업계의 신약 개발 전략을 다변화하고 있다. 이전까지 기존에 출시된 약과 같은 기전의 다른 물질을 찾아 신약을 만들어온 제약업계는 최근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환자의 편의성을 높인 개량신약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어 더해 완전히 새로운 혁신신약의 개발 가능성도 높이고 있다.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물에 잘 녹지 않거나 체내 흡수가 어려운 항암제와 탈모·전립선비대증 치료제가 알약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최근 액상 형태의 두타스테리드를 정제 형태로 개량하는 데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 독자 개발한 난용성 약물전달시스템 기술을 적용한 결과다. 이 기술은 잘 녹지 않는 약물을 가용화해 체내 흡수를 돕는다.
경구용 두타스테리드가 출시되면 연질캡슐이 입 안이나 식도에 달라붙는 불편함을 완화할 수 있다. 또 두타스테리드에 다른 약물을 합친 복합제를 개발도 기대된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가 이중캡슐(일반 캡슐 안에 연질캡슐과 가루약을 함께 넣은 형태)로 출시한 두타스테리드·탐스로신 복합제가 연간 5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미약품과 대화제약도 비슷한 기술을 적용해 주사제 형태로 판매되던 항암제 파클리탁셀을 알약 형태로 개량하는 데 성공했다. 대화제약은 파클리탁셀의 난용성과 낮은 경구 흡수율을 DH-라세드라는 제제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알약으로 만들었다. 한미약품도 약물의 경구 흡수를 방해하는 효소를 차단하는 물질을 개발한 뒤 오라스커버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한미약품의 플랫폼 기술 중에서는 약물의 반감기를 늘리는 랩스커버리가 가장 유명하다. 반감기가 길어지면 약효 지속시간이 늘어나 복약 횟수를 줄일 수 있다. 랩스커버리가 적용돼 개발되고 있는 신약만 해도 당뇨병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 선천성고인슐린증 치료제 랩스글루카곤유사체 등 다양하다.
특히 롤론티스와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개발 성공이 가시화됐다. 한미약품의 롤론티스 개발 파트너사인 스펙트럼은 미국에서 진행한 임상 3상에서 롤론티스가 경쟁 약물보다 열등하지 않다는 평가변수를 확인했다며 올해 안에 판매 승인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에페글레나타이드 개발 파트너인 사노피는 오는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시판허가를 신청하고, 올해 안에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임상 3상 2건을 추가로 시작할 예정이다.
특정 분야의 연구 결과를 모아 놓은 라이브러리도 의약품을 개발하는 데 유용하게 쓰이는 플랫폼이다.
JW중외제약은 세포의 증식과 재생을 조절하는 Wnt 분야의 연구결과를 모아 쥬어리(JWELRY) 라이브러리를 만들었다. 현재 Wnt 신호전달경로를 억제하는 표적항암제와 활성화하는 탈모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치매 치료제, 골관절염 치료제 등 재생의학 분야 신약개발에 쥬어리 라이브러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일동제약도 지난 1940년대부터 축적해온 유산균 관련 연구 결과를 모아 놓은 종균은행을 활용해 최근 아토피피부염, 과민성대장증후군, 류마티스관절염을 치료할 수 있는 프로바이오틱스 특허를 취득했다. 지난해에는 천랩과 함께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공동연구소를 개설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