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남북관계 변화에 훈풍 부는 증시…수혜주 담아볼까
입력 2018-03-14 08:47 

북한 리스크가 완화되고 이에 따라 사드로 인한 한중간 긴장도 누그러지면서 사드 갈등으로 타격을 받았던 기업들의 주가도 회복국면에 들어섰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북한 리스크 해소로 인한 수혜주 찾기에 분주하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호텔·레저 업종의 수익률은 지난 한 주간 각각 7.7%, 6.5% 상승했다. 대북특사단이 북한에 방문한 5일을 기점으로 해당 종목들은 조금씩 반등의 기미를 보이다 지난 9일 북미 정상회담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가 급등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5일부터 지난 13일까지 11.1%로 큰 폭으로 올랐다. LG생활건강 주가 또한 같은 기간 6.7% 가량 상승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업종은 대북관계보다는 한중 관계 회복에 따른 영업 환경 회복이 예상된다"며 "일명 '유커'로 불리는 중국인 관광객 유입 속도가 해당 업종의 관전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대북 화해무드가 한중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호텔·레저 업종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쳤다. 호텔신라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으로 인해 타격을 입은 면세점 사업이 올해 기저효과를 누리면서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호텔신라의 주가는 지난 5일부터 전일까지 13.5% 치솟았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간 회담을 언급한 지난 9일에는 주가가 10.8% 가량 상승하며 지정학적 정세 변동이 주가에 반영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변동성 장세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하나투어 주가도 북한 리스크 해소 기대감에 상승세를 탔다. 지난 5일부터 7거래일동안 하나투어주가는 6.8% 오르며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해당 업종들은 지난해 3월 중국 정부의 단체 관광 금지 조치 이후 중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40% 급감했던 기저 효과로 인해 3월부터는 전월 대비 중국인 관광객 역성장 폭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대북 관계 개선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는 아웃바운드 여객 수요 회복으로 이어져 항공업종에도 매우 긍정적이다. 특히 남북 간 화해 분위기 조성이 한중 관계 회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이유에서 중국 노선 정상화가 기대감이 상승 중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남북·북미 관계 개선은 외국인 의존도가 높은 대형항공사에 유리할 수 있다"며 "대한항공 경우 지난해 4분기 여객매출에서 해외발권 매출비중은 43%·외국인 매출은 30%로 높은 편이라 수혜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혜를 입을 종목으로 보이는 건설업종과 조선업종은 실질적인 경제협력 과정이 가시화되지 않는 한 이익 민감도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남북 경제교류가 확대되면 연간 80조원 이상의 시장 확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는 지난해 기준 국내 수주의 절반가량 되는 규모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가 경제 개발 10개년 계획, 경제특구 및 개발구, 한반도 개발 협력 11개 핵심프로젝트 등 총 270조원의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데 이는 연평균 27조원의 시장 확대 기회"라며 "북한 전체 가구 수에 비해 현재 주택 보급률은 75% 정도인 수준으로 2030년까지 보급률 100% 달성 계획 시 주택 건축비를 국내 건축의 절반 수준으로 가정해도 연각 약 60조원의 신규 시장 확대 효과가 발생한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남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진다고 해서 당장 통일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기에 한반도 지정학 리스크 해소 수혜 업종에 대해 신중한 투자를 요하는 목소리도 있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 리스크가 완화되면 사드 문제에 따른 한중 긴장 관계가 완화될 것이라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면서도 "반대로 통일 수준의 높은 남북 경협은 당장 가능한 문제가 아니기에 건설·운송 업종의 경우 이번 이벤트를 계기로 이익추정치가 추가로 높아질 여지는 크지 않다"고 조언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제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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