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실적 풍년에 농업株 투톱 `덩실덩실`
입력 2018-03-13 17:38 
농축산물 관련 종목으로 분류되는 이른바 농업 대표주 투 톱이 올해 들어 주가가 큰 폭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1위 비료생산기업인 남해화학과 30년간 동물용 사료 등을 제조해온 이지바이오가 그 주인공이다. 두 기업의 주가 상승세는 '투자자들의 반짝 관심'이라기보다 실적 개선 추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커 '이유 있는 상승세'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1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남해화학 실적은 매출액 1조2032억원, 영업이익 459억원으로 전망된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7.2% 늘어난 수치이고, 영업이익은 무려 63.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121.3% 늘어났는데, 올해도 고성장세가 이어지는 셈이다.
남해화학 실적이 이처럼 개선된 것은 우선 우호적인 외부 경영환경으로 수익성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남해화학 전체 매출에서 내수 비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18%, 수출 비료는 22% 수준이다. 내수 비료는 국내 농민을 보호하기 위해 농협이 입찰가격을 연중 유지하는 반면 수출 비료는 중국의 생산량과 소비량에 따라 가격이 변동된다. 손영주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비료의 주요 원재료인 암모니아, 인광석, 염화가리 등 가격이 지난해 상반기 급락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환경 규제에 따른 비료 생산량 감소 반사 효과로 수출가격이 오히려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2017년 한 해 동안 9000원 전후에서 맴돌던 주가는 올 들어 급등하기 시작했다. 수익성 개선 상황이 실적으로 가시화하면서 뒤늦게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이다. 지난 2월 13일에는 장중 한때 1만3950원까지 치솟았으며, 현재도 1만2500원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1일 주가가 8760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4개월간 42.7%나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0.8% 오르는 데 그쳤다.
여기에 순현금 1300억원, 부채비율 30% 수준인 안정적 재무구조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남해화학 최대주주는 지분 56%를 보유한 농협경제지주다. 남해화학 전체 매출액 중 43%가량은 유류사업에서 발생하는데, 이는 농협 직영주유소 등을 운영하면서 발생한다.

코스닥 상장사 이지바이오도 올해 들어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기업이다. 지난해 12월 1일 6450원에 불과하던 주가가 지난 1월 15일 장중 8390원까지 올랐고, 현재도 7480원을 기록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지바이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215억원으로 전년 대비 53.8% 늘어났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1262억원, 1327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구현지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올해도 캐시카우인 사료사업부가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하고, 적자가 지속되던 마니커는 올해 흑자전환이 가능해 보인다"며 "1~2월은 식음료 산업이 고전하는 시기이지만 이지바이오는 좋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바이오의 주력 사업은 축산업의 기본이 되는 사료 제조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체 매출액에서 사료사업 부문이 차지한 비중은 36.7%가량이다. 가금사업부가 22.5%, 육가공 사업부가 12.5% 수준이다. 이지바이오 역시 남해화학처럼 곡물가격이 하향 안정화돼 우호적인 경영환경이 조성됐다는 점이 호재다. 조미진 케이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곡물가 하향 안정화와 원화 강세 등 효과로 인해 올해도 영업이익 증가가 눈에 띄게 나타날 것"이라며 "돈육 시세는 소폭 감소할 수 있겠지만 출하량 증가로 지난해 실적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지바이오의 또 다른 호재는 올 상반기 중 코스닥에 상장될 자회사 옵티팜이다. 옵티팜은 동물 백신과 의약품을 판매하는 업체로 지난해 12월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기 때문에 올해 6월 내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옵티팜은 지난해 기준 매출액이 100억원에 불과하지만 사업 확대가 가시화하면 성장 여력이 크다"며 "예상 시총은 최대 6000억원으로 이지바이오는 구주매출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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