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이름값 못하는 은행계 증권사…답 없는 IBK證
입력 2018-03-13 14:05  | 수정 2018-03-13 15:59

지난해 증시 활황을 겪으면서 증권사들의 실적이 사상 최고치를 찍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이름값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은행계 증권사들은 수익성 측면에서 모두 계열 은행 대비 낮은 성적을 받았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농협금융지주, IBK기업은행 등 계열 증권사를 보유 중인 주요 5개 금융그룹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8.33%를 기록했다. KB금융지주가 10.18%로 가장 높았고 신한금융지주(9.19%), 하나금융지주(8.77%), IBK기업은행(7.62%), 농협금융지주(5.87%)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의 이익 창출 능력 지표인 ROE는 투입한 자기자본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 나타내는 수치다. ROE가 낮다는 것은 그만큼 자본이 효율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NH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 은행 계열 증권사의 평균 ROE는 6.47%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 IBK투자증권의 ROE는 6%를 간신히 넘기며 주요 증권사 중에서도 낮은 수준의 성적표를 받았다. 물론 업계 유일의 공기업 계열 증권사라는 핸디캡이 있지만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보다도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또는 빡빡하게 사용하고 있느냐에 따른 결과"라면서 "쉽게 말하면 금융계열 증권사가 은행보다 자본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올 초 IBK투자증권은 고객과 자산 증가를 통해 수익성을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내겠다는 복안인데 이마저도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IBK투자증권의 브로커리지(위탁 매매) 시장점유율은 사실상 제로 수준에 머물러 있고 중소기업특화 증권사로서의 가시적인 성과 역시 나타나고 있지 않다는 의견이다. 실제 IBK투자증권은 지난 2016년 중기특화 증권사로 지정된 이후 코스닥에서 단 1건(동양피스톤)의 기업공개(IPO)만을 주관했다. 여기에 규모를 키우기 위해 추진 중인 IPO 역시 장외시장에서의 주가(2700원 수준)가 액면가(5000원)에도 못 미치고 있는 탓에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김영규 사장의 자질에 대한 의구심도 꾸준히 제기된다. 신성호 전 사장을 비롯해 임기영, 이형승, 조강래 등 IBK투자증권의 역대 사장은 모두 증권업계에서 오랜 기간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었다. 이에 반해 김 사장은 기업은행 출신으로 지난 30년간 금융권에만 몸을 담았다. IBK투자증권의 수장은 전통적으로 낙하산 인사들이 임명돼 왔지만 자본시장 경험이 전무한 인물을 사장으로 앉힌 것은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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