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뒤처진 인도·日·유럽펀드…뒷심 나오나
입력 2018-03-12 17:56  | 수정 2018-03-12 20:09
아직까지 연초 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에 머물고 있는 인도·일본·유럽 펀드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증시 급락을 딛고 전 세계 증시는 다시 한번 랠리를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싼 가격 메리트를 등에 업고 '역발상 투자'를 하면 수익이 날 것이란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
다만 이탈리아 총선에서 극우 동맹당과 포퓰리즘 정당이 약진하는 등 정치적 불확실이 여전해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에도 귀를 귀울일 만하다.
1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인도 펀드 연초 대비 평균 수익률은 -7.05%로 해외 주식형 펀드 중 수익률이 가장 낮다. 같은 기간 일본 펀드 수익률이 -4.4%, 유럽 펀드 수익률은 -1.6%를 기록 중이다. 해외 주식형 펀드 중 연초 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는 것은 이들 3개 유형 펀드가 유일하다.
반면 같은 기간 베트남 펀드가 12.4%, 브라질 펀드가 12.97%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중국 펀드 역시 수익률 5.75%를 내고 있다. 2월 미국 증시 급락 이후 급격히 펼쳐진 '되돌림 장세'에서 일본, 인도, 유럽 펀드만 철저히 소외된 셈이다.

전 세계 증시가 전부 다 오르는 상황에서 글로벌 자금이 덜 오른 이들 국가 증시로 몰려들 수 있다는 게 '낙관론'이 나오는 배경이다.
12일 피델리티자산운용은 애널리스트 143명의 견해를 취합한 결과 일본 증시가 전 세계에서 가장 유망할 것이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일본의 양호한 기업 재무 상황과 배당금 증가 추이로 볼 때 일본 증시에 베팅할 시기가 왔다는 게 보고서 주장이다.
제러미 오즈번 피델리티 주식 부문 인베스트먼트 디렉터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추진하는 지배구조 개혁이 톡톡히 효과를 내고 있다"며 "사상 최고 수준의 주주친화 정책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지난 1월 말 장중 2만4129.34로 정점을 찍은 뒤 최근 2만2000선을 밑돌고 있다. 하지만 최근 완전 고용에 근접한 실업률과 장기 디플레이션이 끝나가는 일본 경제 상황을 볼 때 주춤했던 증시가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은 여전하다.
이대원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운용팀장은 "일본은 2020년 올림픽을 앞두고 지속적인 인프라스트럭처 투자가 이어져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라며 "2014년 이후 조정 없이 증시가 올라 단기 변동성은 커질 수 있지만 증시 자체 전망은 좋다"고 말했다.
인도 펀드를 놓고도 비슷한 전망이 나온다. 인도 센섹스지수 역시 1월 말 고점을 찍고 이후 조정을 받는 모양새다. 1월 말 인도 정부가 주식 거래 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물리겠다고 발표한 점이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다. 각종 지표에서 드러나는 인도 경제는 여전히 '성장'에 방점이 찍혀 있다. 지난해 4분기 인도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7.2% 성장하며 예상치(7.0%)를 상회했다. 민간소비가 전년 동기 대비 7.8%나 늘어나며 성장을 이끌었다.
강현구 KB증권 연구원은 "다음달부터 농촌 지역에 대한 인프라 투자가 대폭 확대될 전망"이라며 "건설 투자가 향후 인도 경제성장을 이끌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 증시 역시 '반전 스토리'를 기대할 만하다. 지난해 독일 수출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유로존 19개국 경제성장률이 2.3%를 기록해 2007년 금융위기 직전에 3% 경제성장을 기록한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그러나 유럽의 경우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시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어 신중론도 만만찮게 제기된다. 지난 4일 이탈리아 총선에서 반(反)이민과 반유럽연합(EU)을 내세운 정치 세력이 승리한 게 대표 사례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탈리아 정치 불확실성은 이제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이탈리아발 정치 혼란이 유럽 전반으로 퍼져 증시가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홍장원 기자 /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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