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현대重 유증 무사히 끝내…다음 타자 삼성重 긴장되네
입력 2018-03-12 17:52  | 수정 2018-03-12 19:52
현대중공업이 자금난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한 1조원 규모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은 연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수주 행진과 더불어 이르면 올해 무차입 경영에 돌입하게 된다. 반면 유상증자 청약을 한 달여 앞두고 있는 삼성중공업은 남은 기간 살얼음판을 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현대중공업은 공시를 통해 지난 7~8일 우리사주조합과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유상증자 청약 접수를 진행한 결과 청약률 107.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초 목표치인 1조2350억원을 조달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조달자금 중 약 8200억원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차입금 상환에, 약 4200억원을 친환경·스마트 선박 연구개발(R&D)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현대중공업 순차입금은 1조3000억원 수준이다. 이번 유상증자 결과 현대중공업은 별도기준 부채비율을 기존 86.2%에서 78%까지 줄이게 됐다.
한편 4월 12일 청약을 앞두고 있는 삼성중공업은 경쟁사의 유상증자 성공이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선 단기적으로 주가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현대중공업의 유상증자 성공과 최근 경쟁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가가 덜 올랐던 상황이 반영돼 12일 삼성중공업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48% 오른 8770원에 장을 마쳤다. 이처럼 동종 업종 기업이 유상증자에 성공한 것은 고무적이긴 하지만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의 연초 수주 상황이나 재무건전성을 비교하면 향후 한 달간 불안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유승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2019년 상반기까지 도래하는 회사채와 어음 만기 금액이 1조1000억원에 이른다"며 "지난해 3분기까지 삼성중공업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1조4000억원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단기적인 자금 압박이 상당히 컸던 데다 해양플랜트와 액화천연가스(LNG) 탱커 의존도가 높은 사업구조상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LNG선이 살아나고 있다는 분위기가 있었던 올해 초에 삼성중공업이 경쟁사 대비 저조한 성과를 냈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다만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은 LNG선과 해양플랜트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 이 분야 발주가 본격화하면 수혜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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