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꼬마빌딩 거래 `RTI 직격탄`…2006년 이후 최저
입력 2018-03-12 17:18  | 수정 2018-03-12 17:23
부동산 임대사업자들이 과도한 대출을 받는 것을 막기 위한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Rent To Interest Ratio) 제도가 오는 26일부터 시행되는 가운데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선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그나마 진입할 수 있었던 꼬마빌딩 거래량은 조사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12일 상업용 부동산 전문 컨설팅 기업 NAI프라퍼트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내 50억원 미만 초소형 빌딩 거래 건수는 441건으로 전월(885건)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번 통계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과 NAI프라퍼트리가 자체 조사한 거래 사례를 혼합해 산출됐다. 거래 금액 기준 50억원 미만이므로 빌딩 한 동 전체가 아닌 소유권 일부만 거래한 경우도 포함된다.
서울 꼬마빌딩 거래 감소는 지난해 말부터 계속된 현상이다. 지난해 10월 1421건 이후 11월 1282건, 12월 1007건으로 줄었고 올해 1월 들어서는 885건으로 1000건이 무너졌다. 지난해 연간 상업용 부동산 거래 금액이 23조5315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2월 거래량은 최근 3년 월평균 거래량(1022건)과 비교하면 57% 급감했다. NAI프라퍼트리 측은 "2006년 실거래 통계 작성 이후 월 거래량이 500건 이하로 집계된 것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중소형 빌딩 전문 중개법인 리얼티코리아에서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꼬마빌딩 거래 감소는 비슷하게 나타났다. 리얼티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2월 서울 빌딩 거래량은 49건으로 전월(64건) 대비 23.4% 줄었다. 50억원 이하 빌딩은 32건으로 전월(40건) 대비 20% 줄었고, 50억~100억원 거래량은 17건에서 9건으로 47% 급감했다. 반면 100억~200억원 거래량은 5건에서 6건으로 오히려 늘었고 200억원 이상 거래량도 2건을 유지했다. NAI프라퍼트리 조사와 마찬가지로 리얼티코리아 표본조사에서도 규모가 작은 빌딩의 거래 감소가 유독 두드러진 셈이다.
정부가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누르기 위해 내놓은 대출 규제의 영향이 가시화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올해 3월부터 임대사업자가 대출을 받을 때 RTI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비주거용 부동산인 오피스는 연간 이자비용 대비 임대소득 비율이 150%를 넘어야 한다. 이자비용이 월세의 3분의 2를 넘으면 안된다는 뜻이다.
[정순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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