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은 '만인의 방', 성추행 의혹에 111일 만에 철거
입력 2018-03-12 14:10  | 수정 2018-03-19 15:05
서울시, 고은 시인에게 준 '감사패'는 회수 안 할 듯



고은 시인의 '만인의 방'이 시인의 성추행 논란 속에 12일 결국 철거됐습니다.

서울도서관은 정기 휴관일인 월요일을 맞아 이날 오전 3층 전시실에서 '만인의 방'을 철거했습니다.

'만인의 방'은 고은 시인이 자신의 대표작 '만인보'(萬人譜)에서 따 직접 이름 붙인 공간입니다. 시인이 25년간 '만인보'를 집필한 경기도 안성시 '안성서재'를 재현한 곳과 기획전시 공간 등으로 꾸며졌습니다.

그러나 고은 시인이 과거 문단 후배에게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터져 나오고, 교과서에서 그의 작품을 지우는 방안까지 논의되자 서울시는 지난달 말 철거 방침을 세우고 가림막을 쳐 관람객의 접근을 막아왔습니다.



지난해 11월 21일 문을 연 이후 111일 만에 불명예스럽게 전시 공간이 사라진 셈입니다.

서울도서관 측은 최근 고은 시인 측에게 철거 방침을 알렸고, 시인 측은 "그동안 수고하셨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인의 방' 철거에 따라 필기구, 안경, 모자, 육필 원고, 집필 자료, 도서 등 전시품은 고은 시인에게 반환될 예정입니다.

서울도서관 관계자는 "전시품이 일단 '기증'된 이상 소유권은 서울시에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도 "굳이 서울시가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어 적절한 시기에 반환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입니다. 다만, 반환하기 전까지는 부득이하게 일정 장소에 보관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서울도서관은 지난해 '만인의 방' 전시품 기증 등을 이유로 올해 초 고은 시인에게 서울시장 명의의 감사패를 수여한 바 있습니다. 도서관 측은 이번 논란과 맞물려 이 감사패를 회수할 계획은 현재로써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만인의 방' 철거에 따라 서울도서관 3층 자리에는 서울광장의 역사와 연혁을 조명하는 전시 공간이 들어섭니다.

서울도서관 관계자는 "2002년 월드컵 거리 응원과 재작년 촛불 집회 등을 다루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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