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남들은 보통 어떻게 살아요?"…자녀교육·취업·주택구입·노후준비 등
입력 2018-03-12 14:02  | 수정 2018-03-12 14:05

#서울에 거주하는 이신한(여, 34세) 씨는 결혼한지 3년 된 맞벌이 신혼부부다. 이 씨 가구는 매월 482만원의 소득을 얻고 있으며 이 중 200만원을 소비하고 128만원을 저축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자녀 출산 계획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2040 기혼 무자녀' 그룹 중 26.8%) 자녀 출산 계획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인 여유를 누리고 싶기 때문. 이 씨의 월 가구 소득은 1년 전에 비해 19만원이 줄었고, 이에 따라 소비금액도 15만원 감소했다.
이 씨와 같은 보통 사람들은 자녀 교육과 주택구입, 결혼, 재테크, 창업, 노후준비 등을 어떻게 하며 살고 있을까. 이러한 보통사람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신한은행이 전국 만 20~64세 금융소비자 2만명을 대상으로 '2018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내놓아 주목된다.
보고서에는 ▲가계 평균 소득 ▲자녀 교육 ▲주택 구입 ▲사회초년생 ▲1인 가구 ▲경력단절 여성 ▲창업 준비 ▲자녀 교육비 ▲노후 준비 등 금융소비 주체들의 금융생활 실태가 기록돼 있다. 최종 보고서는 내년 1월 발간될 예정이다.
"월 평균 가구 소득 438만원…저축은 100만원"
우리나라 보통사람 전체의 월 평균 가구 총 소득은 438만원으로, 이 가운데 49.8%에 해당하는 218만원을 생활비, 교육비, 주거비 등에 지출하고 있었다. 월 평균 저축은 100만원이며 41만원은 부채상환에 지출했다. 소득에서 특정 목적을 위해 정기적으로 지출하는 금액을 모두 제외하고 남은 잉여자금은 79만원으로 소득의 18.0%를 차지했다.
결혼 여부에 따른 월 평균 가구 총 소득은 미혼 260만원, 기혼은 이 보다 약 2배 많은 524만원이었다. 기혼 중 맞벌이 가구의 월 총 소득은 573만원으로, 외벌이 대비 1.3배 더 많았다. 지역별 월 평균 가구 총 소득은 울산이 488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서울(485만원), 광주(449만원), 경기(438만원) 순이었다.
"대학 입학 전까지 자녀 1인당 교육비 8552만원…사교육비는 6427만원"
자녀가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교육비로 총 8552만원을 지출했다. 이 가운데 사교육비가 6427만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자녀의 대학 등록금과 단기 어학연수 등을 고려하면 자녀 1인당 교육비로 1억원을 훌쩍 뛰어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소득 구간별로 보면 월평균 소득이 1000만원 이상인 가구의 자녀 1인당 총 교육비는 1억4484만원으로 300만원 미만인 가구(4766만원)의 3배였다.

지역별로는 서울 거주자가 1억702만원으로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7110만원)의 1.5배에 달했다. 특히, 서울 강남 3구는 1억2518만원을 사용하고 있었다.
자녀 연령별로 보면 영유아 때는 월평균 12만원을 지출하지만 미취학 아동기는 18만원으로 영유아 때보다 50%가 늘었다. 또 초등학생이 되면 월평균 30만원으로 직전 단계보다 70% 급증하고, 중학생은 41만원, 고등학생은 47만원을 사용해 직전 단계보다 각각 40%, 20%정도 증가했다.
자녀가 있는 가구의 평균 21%는 자녀를 해외 유학이나 연수를 보낸 경험이 있었다.
10명 중 2명은 자녀를 해외에서 공부시키고, 고소득층은 이 보다 2배 더 많았다. 해외 유학·연수 비용 마련을 위해 고소득층은 보유 금융자산 67.1% 또는 부동산 임대 소득 13.7%을, 저소득층은 금융기관 대출 15.1% 또는 가족·친지로부터 경제적 지원 17.3%를 활용했다.
부모가 자녀의 교육을 위해 가장 많이 하는 활동은 주변 학부모들과 정기적으로 모이는 경우(16.1%)가 가장 많았다. 서울 강남 3구의 경우엔 유명 강의를 등록하거나 유료의 진학 컨설팅을 받는 비율이 20.5%나 됐다. 학군을 고려해 이사하는 경우는 4.5%에 불과했으나 서울 강남 3구의 경우 14.9%가 자녀 교육을 위해 이사한 경험이 있었다.
"취준생 평균 취업 기간 1.4년…공무원 준비 633만원으로 가장 많아"
최근 3년 내 취업자의 첫 취업 연령은 평균 26.2세로, 5년 전에 비해 0.7세 늦어지고, 2006년 이전과 비교 시 1.9세 늦어졌다. 이는 2008년 로벌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첫 취업 연령이 늦어졌던 때와 비슷하다. 취준생 평균 취업 기간 1.4년으로, 공무원 준비 비용이 633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취업준비 비용 조달은 아르바이트와 가족·친지 도움으로 주로 마련하고 일부는 취업 전에 대출을 받는 등 어려운 취업 시장의 현실을 보여줬다.
취업 형태는 2006년 이전에는 임금근로자 10명 중 8명 이상이 첫 취업 당시 정규직으로 시작했으나 최근 3년 내에는 10명 중 6명만 정규직으로 시작하고 있다. 과거 대비 정규직으로 취업하는 비율이 점점 줄어들어 첫 취업 시 고용형태의 질은 점차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미혼 절반이 부모와 사는 '캥거루족'
우리나라 30대 미혼 중 절반 정도인 45.6%가 부모와 함께 사는 '캥거루족'인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한 지 1∼3년 된 취업 초년생의 월평균 소득은 196만원이며 지출은 이보다 3만원 더 많았다.
30대 미혼 '캥거루족'의 56.8%는 남성이었다. 평균 소득은 234만원으로 같은 나이대 독립가구 보다 20만원 적었다. 소득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50.4%로 30대 미혼 독립가구(46.4%)보다 높았고, 저축 비중은 31.1%로 독립가구(32.4%)보다 낮았다.
현재 경제 활동을 하는 2030 세대 중 미혼으로 혼자 거주하는 1인 가구는 29.5%였다. 미혼 1인 가구의 48.5%는 직장 때문에 혼자 살았고, 가족으로부터 독립을 원해 1인 가구가 됐다는 응답도 29.3%였다. 혼자 사는 미혼 근로자의 초기 독립자금은 평균 2917만원이었다. 미혼 1인 가구의 50.7%는 독립 시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 가족의 지원을 받았으며, 12.6%는 금융기관의 대출을 이용했다.
"앞으로 부동산 구입 의향 54.1%…17.9%포인트↓"
현재 거주 중인 주택이 본인 또는 배우자 명의인 경우는 56.2%로 나타났다. 반면 전세 거주자는 27.0%, 월세 거주자는 16.8%였다.
연령별로 보면 20대의 90.1%, 30대의 56.6%는 전·월세로 살았고, 40대는 59.7%, 50대 이상은 70.2%가 자가 주택 생활자였다. 특히, 50대 이상은 19.6%가 거주용 외에 별도의 부동산을 소유했다. 자가 보유자의 4명중 한명은 거주용 주택 외의 부동산도 추가로 소유하고 있었다.
향후 부동산을 사겠다는 의향은 2017년 기준 54.1%로 전년대비 17.9%포인트 낮아졌다. 이들이 사겠다는 부동산 유형은 아파트가 66.8%로 가장 많았다. 또 부동산 구매 예상 가격은 평균 3억715만원으로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평균(2억8907만원)보다 많았다.
하지만 서울 거주자들의 부동산 구매 예상액은 4억3143만원으로 서울 아파트 평균 실거래(5억8752만원) 보다 약 1억5000만원 적었고, 특히 서울 강남은 예상 가격(4억6072만원) 보다 평균 실거래가(7억1477만원)가 2억 5000만원 이상 컸다.
전세 거주자가 현재 거주 중인 전세 보증금과 매월 저축액, 잉여자금을 모두 모은다면 아파트를 사는데 걸리는 기간은 평균 7.3년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서울 내 아파트를 사려면 걸리는 기간은 평균 20.7년으로 늘어나고, 특히 서울 강남 아파트는 평균 26.5년이나 걸렸다. 더욱이 월세 거주자는 부동산 구매까지 평균 18.4년이 소요되며, 서울 내 아파트는 평균 40.1년, 서울 강남 아파트는 평균 49.3년이 걸렸다.
자가 주택을 한 채만 보유한 경우 오피스텔 투자 6.7%을, 부동산 부자는 상가 투자 9.5%, 토지 투자 10.2%에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당초 예상보다 3년 일찍 은퇴가 현실로…
50대 이상 은퇴자는 당초 예상한 것 보다 3년 빠른 평균 56세에 은퇴했으며 이 중 38.3%는 계획없이 은퇴를 맞고 있다. 은퇴 이후 월평균 가구 소득은 381만원으로 은퇴 전(525만원) 보다 144만원 줄었다.
은퇴 후 소득은 연금 소득이 49.8%였으며, 이자나 배당금 등 금융 소득과 보유 부동산으로부터 발생하는 자산 소득이 21.7%였다.
50대 이상의 비은퇴자들은 은퇴 후에 필요한 월 생활비로 평균 219만원을 예상하는데, 현재 은퇴자는 비은퇴자의 예상보다 42만원이나 많은 261만원을 매월 지출하고 있어, 비은퇴자들의 은퇴 후 경제적 대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 비은퇴자는 은퇴 후 필요한 노후 자금을 약 4억 9332만원 정도로 예상하지만 은퇴가구는 1억 1000만원 이상 많은 6억 658만원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비은퇴자가 은퇴 후 예상하는 월 생활비 219만원을 매월 동일하게 지출한다면 예상 노후자금인 4억 9332만원으로 지낼 수 있는 기간은 18.7년이다. 60세에 퇴직해도 평균 기대 수명에도 못 미치는 시점에 노후자금을 소진케 되는 것이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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