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도시바메모리 인수` SK하이닉스, 6월까지 늘어질 듯
입력 2018-03-12 14:00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가 6월까지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정부의 반독점 심사가 지연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12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나루케 야스오 도시바 메모리 사장은 지난 9일 일본 욧카이치 도시바 사업장의 메모리 R&D 센터를 시찰한 후 취재진과 만나 "이달 중 매각을 끝낼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을 해오고 있다"면서 "늦어도 4~6월에는 매각 절차가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이 이끄는 한미일연합 컨소시엄에 참가한 기업 중 하나다. 약 4조원을 투자해 향후 도시바메모리 지분 약 15%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사채(CB)를 확보했다.
하지만 발목을 잡은 건 중국이다.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 브라질, 필리핀, 대만, 한국 등 7개국 정부의 반독점 심사가 끝났는데 중국은 아직 진행 중이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의 심사가 보통 적어도 6개월은 걸린다"면서 도시바 회계연도가 끝나는 3월까지 승인받기는 힘들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도시바가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매각에 대한 분위기도 바뀐 상태다. 당장 도시바메모리를 매각하지 않더라도 도쿄증권거래소의 상장폐지를 피해갈 수 있는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일부 행동주의적 주주(Activist shareholder)들은 도시바메모리 매각에 반대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앞서 도시바는 도시바메모리 외에도 웨스팅하우스의 채권과 지분 매각을 각각 추진했다. 또 지난해 엘리엇을 비롯한 헤지펀드 등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금 지원을 받았다.
당초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 컨소시엄에 참가하면서 향후 경영 참여보다도 도시바와의 기술 협력을 기대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도시바 메모리는 낸드플래시를 최초로 개발한 곳으로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 D램 시장에서 확고한 2위를 굳힌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당시 3위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낸드 플래시 경쟁력 강화가 절실했다.
최근 SK하이닉스는 도시바 인수와 별도로 낸드 플래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데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시장 점유율 12.7%를 기록, 시게이트(12.5%)를 꺾고 삼성전자(43.6%), 도시바(17.0%)에 이은 3위에 올랐다. 다만 다른 시장조사업체는 SK하이닉스의 같은 분기 시장 점유율을 5위로 집계하기도 해 안정권은 아니다. 시장 2위를 두고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지만 증시에서는 SK하이닉스는 외국인 투자자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올해 외국인의 순매수 1위 종목은 SK하이닉스다. 1월 말 실적 발표 후 주가까지 오름세다. 특히 지난 6일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8만원선을 뚫었다. 외국인은 지난달 23일부터 전 거래일까지 10거래일 연속 SK하이닉스를 순매수했다. 이날도 오후 1시53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20% 오른 8만4300원에 거래 중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청주공장(M15)의 완공이 앞당겨지며 내년 4분기부터 30K/월의 제품 양산이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또 풍부한 현금 흐름(Cash Flow)를 기반으로 2017년 10조원(이하 전사 기준), 2018년 14조원, 2019년 16조원 등 낸드 플래시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집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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