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내 연구진 개발 `핵사찰 로봇` IAEA 낙점 받나
입력 2018-03-12 13:36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SCV가 모의 핵연료 저장 수조에서 움직이는 모습 [자료제공 = 한국원자력연구원]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핵사찰을 위한 로봇 후보 물색에 박차를 가하면서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로봇이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12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박종원 연구원 박사팀이 개발한 핵연료 점검 로봇(SCV·Spent fuel Check Vehicle)이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 수상(水上)로봇 부문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이 수상로봇은 깊이 10m가 넘는 핵연료 저장수조에서도 30cm/s가 넘는 속도로 움직이면서 핵연료를 정확히 인식해 검사한다. 또한 무게가 11kg에 불과해 세계 각지로 항공 운송이 가능할 정도로 가볍고, 외부로 노출된 부분이 단순해 작업을 끝낸 로봇을 제염하기도 쉽다.
IAEA가 이렇게 핵연료 점검 로봇 개발을 나서는 까닭은 기존 사찰요원을 대신해 방사성 폐기물을 점검할 로봇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핵사찰을 하려면 전 세계 원자력시설에 요원을 파견해 수조에 보관된 사용후핵연료와 지상에 쌓인 방사성폐기물 컨테이너를 주기적으로 둘러봐야 한다. 그러나 이 경우 사찰요원들이 방사선에 피폭될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원자력 산업규모가 커질수록 전 세계 사찰 업무를 모두 수행하기가 어려워진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IAEA는 지난해 8월 호주에서 'IAEA 로보틱스 챌린지' 경연대회를 열어 수상과 지상 로봇 분야 최고의 핵연료 점검 로봇을 물색했다. 그 결과 수상로봇 분야에서 한국 원자력연구원이 영국·헝가리 참가팀과 함께 최종 후보에 올랐다. 선정된 로봇들은 실제 원전 내부 현장에 적용되는 시험을 거치게 된다. 여기서 최종 기술 수준이 증명될 경우 IAEA의 요청에 따라 완제품으로 제작돼 수출된다.

현재 원자력연은 IAEA와 함께 현장 적용 시험 단계 세부사항을 논의 중이며, 올해 안에 실제 원전 내부에서 사용후핵연료 사찰 작업을 통해 로봇 성능을 시험한다는 계획이다.
하재주 원자력연구원장은 "원자력 로봇 분야를 선도해 나갈 기회"라며 "최종적으로 완제품을 제작해 세계 시장에 수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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