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추적]김정은의 '특별 메시지'는?…비슷한 듯 다른 두 협상가
입력 2018-03-10 19:40  | 수정 2018-03-10 19:57
【 앵커멘트 】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특별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방금 기사로 전달해 드렸죠.
이렇게 정의용 실장의 방북과 방미 뒷이야기가 조금씩 나오고 있습니다.
정치부 주진희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주 기자, 특별 메시지를 전달했다는데 내용은 안 나오네요?


【 기자 】
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의 특별 메시지를 듣고 바로 긍정적으로 "이런 상황이라면 가급적 빨리 만나자"고 했다는 부분입니다.

공개할 수 없는 메시지면서도, 뭔가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긍정적인 반응을 내보일 만한 내용이었다는 겁니다.

아마 이 메시지가 북미 회담 성사의 큰 역할을 하지 않았겠느냐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 앵커멘트 】
그럼 뭐가 가능할까요.
앞서 전정인 기자의 리포트에서도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들 석방 등이 언급됐는데, 굉장히 그럴 듯합니다.

【 기자 】
비공개 메시지가 뭘지 추정해보려면, 이미 나온 것들을 제외해보면 될 듯합니다.

먼저, 북한은 공개적으로 비핵화할 의지가 있다, 핵미사일 추가 도발은 안 하겠다, 한미군사훈련도 양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 트럼프 대통령이 받은 비공개 메시지는 이 외에 뭔가 매력적인 내용일 겁니다.

미국이 대화에 응할 만한 것은 크게 2개로 나뉩니다.

먼저, 핵과 관련되지 않은 제안과 핵 관련 제안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억류한 미국인 석방은 핵과 관련하지 않은 제안일 수 있겠네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얼마 전 펜스 부통령이 웜비어 부모와 함께 평창올림픽을 방문할 정도로, 트럼프 정부는 웜비어 사건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들어보시죠.

▶ 인터뷰 :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지난해 6월)
- "그에게 일어난 일은 정말 끔찍한 일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웜비어의 가족은 그를 돌보고 같이 있게 됐습니다."

때문에 남은 미국인 억류자 3명을 석방하고, 웜비어 사망의 책임을 인정하겠다고 하면 트럼프로서는 매우 좋은 제안일 수 있습니다.

게다가 북한이 인권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하면 그만한 일은 없을 겁니다.

【 앵커멘트 】
하지만, 비핵화가 없으면 대화를 안 하겠다고 미국이 공표해왔는데, 억류자 석방으로 이렇게 선뜻 트럼프가 나섰을까요?
비핵화는 거론도 없이 만나는 걸까요?

【 기자 】
네 그래서 또 다른 가능성이 핵과 관련한 매우 핵심적인 내용이 전달됐을 것이라는 겁니다.

실제, 정부 고위급 관계자는 "비핵화와 관련있냐"는 질문에 "포괄적인 내용"이며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신뢰구축의 일환"이라고 답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건 비핵화 관련한 구체적 제안뿐이라고 합니다.

▶ 인터뷰 : 신범철 / 국립외교원 교수
- "비핵화 대화를 계속 진전을 시키고 싶다, 이러면은 동결을 넘어서서 단계적인 핵 폐기를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관건은 과연 현재 북한이 그러한 준비가 되어있는가…."

전문가들은 그래서 북한이 핵 포기 의사를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가능성 중 하나는 핵무기 시설에 대한 IAEA 사찰의 수용이 있을 겁니다.

▶ 인터뷰(☎) : 김동엽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가장 큰 것은 IAEA 사찰단이 들어오는 것까지 가능하다고 봐요. 북한이 과거와 다른 게, 핵이 있을 때 없을 때가 다르다…."

일단 앞으로 만들려고 했던 핵무기에 대한 IAEA 국제 사찰을 받아들이겠다고 하면, 미국으로서는 '핵 포기' 의사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또는 포괄적으로 '핵 포기를 할 테니, 평화협정을 맺고 국교 정상화를 하자'고 전달했을 수도 있습니다.

"핵 포기하겠다"는 직접적인 언급이 나왔다면 미국도 주저할 이유가 없는 거죠.

【 앵커멘트 】
북미 간의 이런 대화는 한두 번이 아닌데, 결국 엎어졌습니다.
가능할까요?

【 기자 】
그래서 주목받는 것이 바로, 트럼프와 김정은의 협상 스타일입니다.

한 명은 72살이고 나머지는 34살로 나이 차가 나지만, 기질이 매우 비슷합니다.

기질 면에서 과단성과 터프함, 승부사 기질 면에서도 두 지도자는 공통점이 있는 만큼, 과거와 다르게 통 큰 결정이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앵커멘트 】
세대 차이가 나지만 기질은 같은 두 정상의 만남이 좋은 결과로 나오기까지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중간다리를 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까지 정치부 주진희 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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