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폭로로 "의원직 내려놓겠다"…민병두의원은 누구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바람이 여의도 정치권을 강타한 가운데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10일 전격적으로 의원직을 사퇴했습니다.

미투와 관련한 현역의원 사퇴 선언 1호입니다.

민 의원은 민주당의 대표적인 정책·전략통으로 꼽혀온 인물입니다.

오랜 기간 쌓아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서울시장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으나 예기치 못한 10년 전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중도에 하차하게 됐습니다.

일간지 정치부 기자로 필명을 알렸던 민 의원은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했습니다.

18대 총선에서는 낙선했지만 19대 총선에서는 서울 동대문을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맞대결을 벌여 승리했고, 20대 총선에서 3선에 성공했습니다.

당 전략홍보본부장을 맡아 각종 선거전략을 총괄하면서 '아이디어 맨'이라는 별칭도 얻었습니다.

아울러 민주정책연구원장을 역임하며 당의 정책역량을 가다듬고, 본인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다수의 법안을 발의하는 등 정책적인 면에서도 두각을 드러냈습니다.

'친문'(친문재인) 진영 등 주류 의원들과 두루 친분이 있는 것은 물론 비주류 인사들과도 자주 교류하는 등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고서도 정치를 해 왔다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민 의원은 이번 '6·13 지방선거'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으며, 당내에서는 민 의원이 '다크호스'가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날 갑작스레 여성 사업가로만 알려진 A씨가 한 매체를 통해 2008년 5월께 민 의원과 함께 노래주점에 갔는데 갑자기 키스를 당하는 등 성추행 피해를 봤다는 주장을 내놓자 즉각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습니다.

이는 민 의원이 평소 '흠결이 생긴다면 의원직을 그만두겠다'는 생각을 해 왔기 때문이라고 주변 인사들의 전언입니다.

민 의원 측 관계자는 "민 의원은 결벽증에 가까울 정도로 깨끗하게 정치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며 "어찌 됐든 본인을 가해자로 지목하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이게 책임을 지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민 의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해당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면서도 "조그만 흠결이라도 생기면 책임을 지겠다는 생각이었고, 그 책임지는 방법이 바로 의원직 사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의원직을 내려놓는 것이 오히려 명예를 지키는 일"이라며 "국민께도 '저렇게 책임을 지는 의원이 한 명쯤 있구나'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의원직 사퇴와 관계없이 해당 의혹에 대한 사실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민 의원은 "당시 노래방비도 A씨가 낸 것으로 돼 있다. 해당 의혹이 사실일 리가 없다"며 "의원직 사퇴와는 별개로 사실관계는 계속 따져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