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MK이슈]`성추행 의혹` 조민기, 피해자·가족 두 번 울리고 떠났다
입력 2018-03-10 06:01  | 수정 2018-03-10 08:49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배우 조민기(53)가 사망했다. 학생 성추행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사흘 남겨둔 시점, 아무도 찾기 힘든 밀폐된 공간에서 홀로 숨진 채 발견됐다.
조민기는 9일 오후 4시께 서울 광진구 모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조민기가 지하 1층 창고 안에 목을 맨 채 숨져있는 것을 조민기의 아내가 발견, 119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가 발견되지 않은 탓에 정확한 사망 경위는 파악되지 않았으나 제자 등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앞두고 복잡한 심경 변화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영화, 드라마에서 명연기를 선보이며 승승장구 해온 조민기는 지난달 20일 교수로 재직 중이던 청주대학교에서 중징계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외 활동에 빨간불이 켜졌다. 구체적인 징계 사유가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최근 사회 전반에 불거진 미투(MeToo) 운동에 나선 학생들의 증언으로 그의 강제추행 및 폭력적 언행 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의혹이 확산되자 조민기는 소속사를 통해 "성추행 관련 내용은 명백한 루머"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학과 내에서 조씨의 성추행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는 청주대 재학생 및 졸업생들의 폭로가 계속 이어졌다.
이후 그의 소속사는 "조민기에 대한 성추행 관련 증언들에 대해 소속사는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이에 소속사 차원에서 이뤄지는 확인을 넘어 더욱 명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 조민기는 앞으로 진행될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 밝혔으며, 조민기 역시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잘못입니다. 저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피해자분들께 진심으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 제 잘못에 대하여 법적, 사회적 모든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공식 사과했다.
결국 조민기는 출연이 예정됐던 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에서 하차하는 것은 물론, 소속사와도 결별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추가 폭로가 끊이지 않았고 청주대 연극학과는 "조민기 교수의 성폭력과 위계에 의한 폭력은 실제로 존재했으며 우리 모두가 그 사실을 인정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기까지 했다. 급기야 청주대생 아닌 일반인 성추행 피해자의 미투까지 등장했다.
조민기에 대한 미투는 단순 폭로에 그치지 않고 경찰 수사로 이어졌다. 충북지방경찰청은 내사 단계를 거쳐 지난달 26일 정식 수사에 착수, 피해자 20여 명의 진술을 확보하고 조민기 소환 조사를 준비해왔다. 조민기를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입건한 경찰은 출국금지 조치를 비롯, 최근에는 휴대전화도 압수하고 본격 조사를 앞둔 숨고르기 중이었다.
하지만 생전 자존심 강하기로 유명했던 그에게 경찰서 포토라인에 설 용기는 없었던 걸까.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등지면서 결국 조민기는 경찰 조사는 피하게 됐다. 피의자 신분인 조민기가 사망하면서 자연스레 이번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천주교 신자였던 고인의 장례 일정은 4일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빈소는 서울 건국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12일 오전 6시 30분,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 군 복무 중이던 고인의 아들 조경현 씨는 현재 빈소를 지키고 있으며, 딸 조윤경 씨는 오늘(10일) 저녁께 귀국할 예정이다.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