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안희정 4번째 성폭행 의혹장소·소유주 찾아보니
입력 2018-03-09 14:52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전 수행·정무비서 김지은 씨가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장소 중 한 곳으로 지목한 서울 마포구 주상복합아파트 트라팰리스 B동. 김 씨의 고소로 7일부터 사흘째 서울 서부지검의 압수수색이 이뤄진 이곳은 정치 1번지인 서울 여의도에 인접해 있다는 지리적 이점과 우수한 보안성으로 정치인들이 자주 드나드는 오피스텔이다. 9일 매일경제 기자가 찾은 이 곳은 광화문·여의도와 모두 가까운 데다 엘리베이터가 여섯개나 돼 지하주차장에서 다른 주민들과 마주칠 확률이 낮아 보였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국회의원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진 장소도 이곳일 만큼 정치인들의 수요가 제법 있다"고 전했다. 국가정보원은 지하혁명조직을 동원한 내란 음모 혐의로 2013년 8월 28일 이석기 전 의원의 해당 오피스텔을 압수수색했고 출처 불명의 현금 1억여 원을 발견했다고 밝힌바 있다.
높은 보안성 덕분에 안 전 지사가 건물에 종종 드나들었음에도 그를 목격한 주민을 찾아보긴 어려웠다. 건물 경비업체 관계자는 "안 전 지사를 실제로 본 적 없더라도 자주 드나들었다면 이야기 정도는 들었을텐데 그조차 없었다"고 했다.
현재 검찰은 이 오피스텔을 사흘째 압수수색하고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5일 안 전 지사와 피해자 김 씨가 따로 오피스텔을 드나드는 장면이 담긴 CC(폐쇄회로)TV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부터 지난 2월까지 네 차례 성폭행 당했다는 김 씨의 말과 CCTV 증거를 종합해보면 이곳은 지난달 있었다는 안 전 지사의 마지막 성폭행 장소로 추정된다.
이 오피스텔을 보유한 한준건설은 중동 해외플랜트 시장을 무대로 영업을 하는 시공능력 기준 30위권의 중견 건설업체다. 등기상으로 지난 2017년 8월 17일 트라팰리스 6층에 위치한 전용면적 55.92㎡ 물건을 4억1000만원에 사들였다(소유권이전등기 기준).

이날 오전 매일경제가 찾은 경기도 성남구 삼평동 한준건설 본사는 출입문이 최근 발행된 신문지들로 도배돼 있었다. 이 회사의 설립자이자 전 대표이사인 송모 씨가 안 전 지사와 동갑내기 친구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자 급하게 외부 시선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다.
송 씨는 안 전 지사가 오피스텔에 출입하도록 비밀번호를 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지사와 송 대표 사이에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이라는 연결고리가 있다. 이 회사 홈페이지에는 지난 2007년 3월 노 전 대통령이 이 회사의 현지 법인이 위치해 있는 카타르 도하를 방문해 찍은 사진이 걸려 있다. 사진 속에는 송 대표가 노 전 대통령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 격려사를 듣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안 전 지사는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기자가 만난 한준건설 직원들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한 직원은 회사가 해당 오피스텔을 직원용으로 보유하고 있었던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알고 있는 게 없다"고만 답했다.
한편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추가로 폭로한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안 전 지사의 대선 싱크탱크) 여직원 A씨가 변호사 선임을 마치고 안 전 지사에 대한 고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 변호사 2명이 피해 여성과 함께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과 위계 등 간음 혐의로 안 전 지사를 고소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A씨가 고소장을 김지은 씨 고소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서부지검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A씨에 대한 안 전 지사의 범행 장소 역시 서울 마포구 일대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연호 기자 / 임형준 기자 /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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