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단독] 결국 `부자 로또` 된 `디에이치자이 개포` 분양
입력 2018-03-08 17:14  | 수정 2018-03-08 23:15
올해 상반기 서울 분양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자이 개포'(개포주공8단지 재건축 아파트)가 곧 청약에 돌입하는 가운데 수요자들의 중도금 대출이 사실상 막힌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집단 대출 규제로 은행 대출이 어려워지자 시공사가 보증해 중도금을 대출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8일 디에이치자이 개포 분양 관계자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당초 시공사들이 보증해 중도금 대출을 제공하기로 협의했으나 시공사 간 보증 협의가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가장 작은 주택형인 전용 63㎡의 일부 저층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10억원이 넘고 분양 물량이 가장 많은 전용 84㎡는 13억4000만원에 달할 전망이어서 은행을 통한 중도금 대출이 막혀 있다. 정부가 지난해 부동산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9억원 이상 고가 주택에 대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중도금 집단 대출 보증을 제공하지 않도록 규제한 결과다.
은행 집단 대출이 막히면서 시공사인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GS건설 컨소시엄은 예비 청약자를 대상으로 개최한 설명회에서 중도금 60% 중 40%를 대출해주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중도금 대출이 어려운 것으로 결론 내리면서 당첨자들은 분양대금 전체를 자체적으로 조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시공사 간 보증 제공 부담에 이견도 있고 워낙 인기 있는 단지라 대출 제공으로 가수요가 발생해 청약이 과열돼 정부 눈길을 받는 것도 부담됐다"고 말했다.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10만 청약설(10만명이 청약할 정도로 인기가 높음)'이 돌 정도로 인기 단지라 당첨권 청약가점이 60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대출이 막히면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 계약을 무더기로 포기하는 '부적격·미계약'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계약분 추첨도 '부자들만의 로또'가 되는 것이다.
다만 강남구청이 '디에이치자이 개포'의 예비당첨자 비율을 80%까지 높여 설정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향후 상황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비당첨자 비율을 높여 유주택자나 가점이 낮은 '금수저'들이 분양받는 것을 최대한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또 강남구청이 당초 8일로 예정됐던 분양승인을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연기하면서 9일 오픈할 것으로 예상됐던 디에이치자이 개포의 견본주택은 한 주 뒤인 16일께로 밀렸고 이에 따라 청약접수 일정도 순연될 전망이다.
[이지용 기자 / 박인혜 기자 / 추동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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