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나 혼자 한다…연예인 1인 기획사시대
입력 2018-03-08 17:00 
김영철이 부른 `안되나용`의 뮤직비디오는 송은이가 연출했으며 공개한 지 한 달도 안 돼 유튜브 300만뷰를 넘어섰다. [사진 제공 = 미스틱엔터테인먼트]
연예인이 오랫동안 몸 담았던 소속사를 떠나 1인 기획사를 세우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정보기술(IT) 발달을 통해 콘텐츠의 기획·제작·홍보가 수월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말 가수 성시경(39)은 1인 기획사를 창립해 새 인생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는 곧 11년간 몸 담았던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와의 결별을 의미한다.
최근 5개월간 1인 기획사 출범을 알린 연예인은 성시경을 포함해 5명이 넘는다. 지난달 8일 곽도원은 2014년부터 적을 뒀던 씨제스엔터테인먼트를 떠나 기획사 오름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이외에도 지난달 1일에는 보이그룹 2AM으로 데뷔한 가수 이창민이, 올 1월에는 배우 장동건이, 지난해 11월에는 걸그룹 씨스타 출신 효린이 독립을 선언했다.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1인 기획사 창립이 이전에도 이따금 있었지만 요즘처럼 우후죽순 생겨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다수 연예인이 1인 기획사를 꿈꾸고도 실제로 설립하지 못했던 것은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중·대형 기획사는 넓은 인맥과 전문적인 관리 시스템을 이용해 소속 아티스트를 기획·제작·홍보해주는 반면, 연예인이 이를 혼자 추진하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국민 MC 유재석은 2011년 JS엔터테인먼트를 차렸으나 2015년 FNC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체결했고, 전지현, 서인영, 김종국 역시 자기 회사를 한때 설립했다 접고 기성 기획사와 손을 잡았다.
하지만 최근 1~2년 새 연예인 홍보 창구가 SNS로 다변화하고, 콘텐츠 제작 비용이 현저하게 줄어들면서 연예인 1인 기획시대가 본격 개막했다는 분석이다. 1인 기획사 증가와 함께 최근 들어 앨범 프로듀싱도 외주 업체에 맡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아이돌로지 편집장 미묘(본명 문용민)는 "과거에는 아티스트를 육성하고 그에 맞는 곡을 제작해주는 기획사 내부 A&R(아티스트&레퍼토리)팀 영향력이 컸다"며 "지금은 원한다면 외주로 맡길 수 있는 루트가 다양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프로듀싱팀 스윗튠은 단순 작곡을 넘어 앨범 전체를 제작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며 인피니트의 '내꺼하자', 카라의 '루팡', 레인보우의 'A' 등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어냈다.
콘텐츠를 자체 제작·홍보하는 것도 수월해졌다. 김영철이 부른 '안되나용'의 뮤직비디오는 송은이가 감독했으며 SNS 입소문을 타고 유튜브 조회 수 330만건(미스틱·원더케이 합산)을 넘어섰다. 장덕철, 문문, 펀치 등 인디 뮤지션이 부른 노래 역시 SNS의 일반인 커버(따라 부르기) 영상을 통해 인기를 끌며 연초 각종 음원 사이트 상위권을 장식하기도 했다.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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