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원양선사들, 근해선사와 손잡고 아시아 역내 서비스 강화…왜?
입력 2018-03-08 16:15 

연근해선사들이 아시아 역내 노선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가운데 원양선사인 현대상선·SM상선은 연근해선사들과 손잡고 역내 운송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SM상선은 고려해운, 남성해운, 천경해운, 범주해운 등 국내 연근해선사들과 손잡고 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을 오가는 서비스를 이달 중순 추가로 개설하기로 했다.
SM상선 관계자는 기존에 운영하던 서비스의 운항 주기가 길어 항차를 놓친 화주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야 했지만, 새로 서비스를 개시하면 화주들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은 이미 지난해 3월 흥아해운·장금상선과 'HMM+K2 컨소시엄'을 맺고 아시아 역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HMM+K2 컨소시엄 업무협약(MOU)에는 공동운항을 넘어 항만 인프라 공동투자에 대한 내용까지 포함돼 있다.

원양선사들이 역내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해운 시황이 회복세에 접어들기는 했지만, 아직 국내 원양선사들은 영업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이에 현대상선은 새로운 항로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지난해 5척의 초대형유조선(VLCC)를 발주하고 최근 GS칼텍스가 구입한 원유를 나르기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원양선사들이 적극적으로 역내 운송 시장에 뛰어드는 것과 달리 연근해선사들은 노선을 구조조정하고 있다. 한국해운연합(KSP)를 결성하고 전날까지 세 차례에 걸쳐 한-일, 한-인도네시아, 한-베트남 등의 노선에서 3개 항로를 폐지하고 선박 13척을 철수시켰다. 과도한 경쟁을 피하고 한국 선사들끼리 힘을 합쳐 불황을 극복하자는 취지에서다.
KSP에 참여하고 있는 해운업체 관계자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운항하는 선박 수를 줄이는 대신 더 큰 배를 운항해야 한다며 향후 협력의 수준이 더 강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힘을 합쳐 아시아 역내 운송 시장에서 글로벌 선사들에 대항할 힘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글로벌 선사들이 아시아 역내 운송시장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면서 연근해선사들은 영업에서 밀리고 있다고 토로한다. 계열사를 통해 역내 운송 서비스를 하고 있는 글로벌 선사들은 최근 투입하는 대형 선박을 투입해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적극적으로 영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원양 노선에 투입되는 선박 크기가 커지면 기존에 원양 노선을 오가던 대형선박은 거리가 상대적으로 거리가 짧은 노선을 담당하게 된다"며 "가장 큰 선박이 투입되는 구주노선에 2만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급 선박이 투입되면 1만TEU급은 미주노선으로, 7000~8000TEU급은 중동 노선으로 각각 밀리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규모가 큰 원양선사가 역내 시장에 뛰어들면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선사들 사이에서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최근 아시아 역내에 투입하는 선복량을 상당히 늘린 것으로 안다"며 "해운강국 재건을 외치는 정부가 국내 업체간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어 직접적으로 드러내지는 못하지만 일감을 뺏긴 선사들은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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