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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초점]`무한도전` 하차냐 잔류냐…칼자루 부담에 질질 끄는 결정
입력 2018-03-08 08:44  | 수정 2018-03-08 08:45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칼자루는 손에 쥐었으나 어찌 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새 판을 준비 중인 MBC '무한도전'의 현 주소다.
'무한도전'이 대대적인 변화의 기로에 놓였다. 13년간 메인 연출로 활약해 온 김태호 PD가 현장을 떠나 크리에이터로 나서면서 최행호 PD가 배턴을 이어받는 게 확정됐다.
새 수장을 맞이하기까지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태지만 멤버 구성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기존 멤버 하차&신 멤버 잔류, 현 멤버 전원 잔류, 현 멤버 전원 하차 등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지난 7일 멤버 전원 하차설이 재차 보도되며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MBC 측은 "여전히 멤버들과 논의 중"이라며 "멤버 전원 하차로 결정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MBC로서는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 양세형, 조세호 등 기존 멤버들과 새 시즌을 함께 하기를 바라고 있는 상황이지만 멤버들과 '동상이몽'인 부분도 없지 않다.

멤버들의 결정이 내려져야 새 판의 그림을 보다 구체화할 수 있다. 기존 멤버들에게 잔류를 부탁하는 입장인 MBC로서는 내심 발을 동동 구르고 있겠으나 칼자루를 쥔 이가 사실상 멤버들이기 때문에 주도적으로 결단을 내리기 힘들다.
멤버들간 의견이 합치되지 않는 점도 결정이 미뤄지는 요소다. 국민 예능 '무한도전'에 대한 사명감에도 불구, 수년 전부터 김태호 PD는 물론 멤버 개개인도 부담과 피로를 호소해왔던 점은 시청자 역시 목도해 온 사실. 그럼에도 불구, 멤버들은 일종의 '숙명'처럼 '무한도전'을 지켜왔다.
하지만 김태호 PD가 현장을 떠난다는 큰 변수와 함께, 멤버들에게 예기치 않게 선택의 순간이 찾아왔다. '무한도전'의 새 판을 앞둔 지금이, 기존 멤버들로서는 어쩌면 박수 받으며 떠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 멤버들이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중심에는 충성도 높은 시청자가 있다. '무한도전'의 명성이 예전같지 않은 탓에 현재의 장고를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존재하지만 여전히 '무한도전'을 애청하는 다수 시청자들에게 기존 멤버 전원 하차는 충격 그 자체다. 1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주요 멤버 변동이 크게 없이 여정을 이어온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의 사례가 전무했던 탓에, 단순한 예능 프로그램의 변화라고 하기엔 시청자들에게 전해지는 충격의 강도가 상당한 것.
장고가 길어질수록 지치는 것은 시청자다. 이미 시청자들은 어느 정도 이별을 예감하고 박수로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분위기. '무한도전'은 그리고 멤버들은 어떤 결정을 내려놓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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