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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약 없는 마지막, KDB생명의 슬픈 시즌 최종전
입력 2018-03-07 20:39 
KDB생명이 올 시즌 최종전을 치렀다. 다음 시즌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사진(부천)=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부천) 황석조 기자] 여자 프로농구 2017-18시즌 마지막 경기. 리그 5위와 6위, 최하위 대결이 펼쳐졌다. 순위를 떠나 KEB하나은행은 홈에서 마지막을 장식할 경기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원정팀인 구리 KDB생명에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KDB생명에는 최근 청전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이달 말을 끝으로 구단 모기업이 더 이상 팀을 운영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미 KDB생명은 2016-17시즌이 끝난 지난해 WKBL에 2017-18시즌 이후 더는 구단 운영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고 올해 다시 한 번 공문을 발송했다. 현재 WKBL과 KDB생명은 해체와 관련 세부사항을 논의 중이라고 전해졌지만 팀 해체라는 큰 틀의 결론이 달라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일단 규정상 연맹의 위탁관리가 다음 시즌까지는 가능하다. 그 사이 새로운 주인을 찾는다면 최선이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여자 농구 인기는 떨어져가고 있고 KDB생명은 이긴 날보다 진 날이 훨씬 많다. 모든 상황이 녹록치 않다. 운영이 된다하더라도 여러 환경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을 예정이고 변수도 예단하기 힘들다. 당장 3월 중순을 기점으로 선수들은 홈구장에서 짐을 빼야한다. 갈 곳 없는 신세가 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박영진 KDB생명 감독대행은 답답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오늘이 마지막 경기다. 선수들 모두 의아하게 생각하고 분위기 또한 뒤숭숭하지만...그래도 마지막 경기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자고 미팅 때 이야기했다”며 비장한 각오를 전했다.
현재 상황이야기가 나오자 박 감독대행도 어쩔 줄 몰라 했다. 자세한 (행정적) 사항은 모르는 부분이 많다고 강조하면서도 아쉬운 감정이 계속 터져나왔다. 박 감독대행은 선수들이 심적으로 힘들지 않겠나. 안타깝다. 원만하게 해결 됐으면 좋겠지만...”라며 마음이 아프다. 선수들이 가장 걱정된다. 감독으로서 해줄 말이 없어 답답하다”고 착잡해했다.
KDB생명이 안타까운 마음 속 시즌 최종전을 임했다. 사진(부천)=김재현 기자
당장 시즌 종료 후 선수들은 갈 곳이 없어진다. 박 감독대행은 어린 선수들을 생각할 때는 더욱 힘든 표정을 지었다. 꿈을 꾸고 (프로에) 왔을텐데...선수들에게 피해가 안 갔으면 좋겠다”고 읍소했다.
KDB생명은 팀 사정 속 지독한 연패행진 중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무려 21연패. 승률은 간신히 1할대를 넘어있는 상태다. 안타까운 현실 속 연패의 늪을 탈출하려 애썼지만 7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서도 61-84로 KEB하나은행에 완패했다. 현실은 지독했고 꿈은 사라졌다. 관중석 한켠에 자리한 30여명 KDB생명 단체팬들의 응원메아리가 더욱 구슬프게 울린 날이었다. KDB생명 여자농구단이 이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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