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외국인 고객 잡자"…휴일에도 문 연 은행들
입력 2018-03-07 17:15  | 수정 2018-03-07 19:41
누적 외국인고객 460만 시대
국내 체류 외국인 수가 빠르게 늘면서 은행들도 '외국인 고객 모시기' 경쟁에 나섰다. 외국인 근로자 편의에 맞춘 주말 영업은 물론 핀테크를 활용한 해외 송금, 음성 번역 등 특화 서비스 영역이 다양해지고 있다. 각종 이벤트로 외국인 고객 눈길을 끄는 은행도 눈에 띈다.
7일 KEB하나·우리·KB국민·신한·NH농협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 고객은 총 461만여 명에 달한다. 2015년 말 391만여 명, 2016년 말 425만여 명 등 한 해 30만명 이상 꾸준히 늘고 있다. 이는 유학·단기근로 등 일시적으로 국내에 머물렀다가 떠나는 고객도 포함한 수치다.
지난 한 해 늘어난 신규 고객 수를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이 12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이 11만4000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신한·국민·농협은행이 각각 5만명, 3만9000명, 3만2700명 등 외국인 신규 고객을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법무부 출입국과 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국내 장·단기 체류 외국인은 총 212만8404명에 달하고 3년 뒤에는 3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이에 따라 시중은행은 '미래 고객'으로 외국인 고객에게 주목하고 있다.
먼저 은행들은 외국인 거주 비율이 높은 지역 위주로 원어민 직원 상담이 가능한 특화 점포를 운영하면서 고객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은행 점포가 매년 큰 폭으로 줄고 있지만 외국인 특화 점포와 송금센터는 토·일요일에도 문을 연다.

외국인 고객이 가장 많은 하나은행은 현재 서울 퇴계로지점 등 전국 16곳에 특화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일요일에 문을 여는 송금센터도 2곳 더 있다. 다른 은행들도 외국인 근로자 거주 비율이 높은 지역 위주로 특화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경기 안산·의정부, 경남 김해에 외국인금융센터 3곳을 두고 있으며 서울 구로본동지점 등 7곳은 일요일에도 문을 연다. 신한은행 특화 점포 4곳, 국민은행 외환센터 5곳도 마찬가지다.
이 같은 특화 점포는 단순 은행 업무뿐 아니라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커뮤니티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신한은행은 오는 11일 의정부지점 한 층에 '레인보우 카페'라는 전용 공간을 열고 외국인 고객 쉼터로 활용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외국어 대화 번역 서비스도 눈에 띈다. 우리은행은 모바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 '위비톡'에서 지난해부터 외국어 대화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총 11개 언어에 대해 음성 번역을 제공하며 번역 결과를 음성으로 읽어준다.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도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도 대부분 은행이 도입하고 있다. 특히 농협은행은 은행 계좌를 개설하지 않아도 베트남으로 간편 송금할 수 있는 'NH-AGRI무계좌해외송금' 서비스를 올해 초 출시했다. 수취인 이름과 송금번호만 있으면 베트남 아그리뱅크 2200여 곳으로 건별 최대 7000달러까지 보낼 수 있다. 여행객은 물론 유학생, 베트남 근로자에게 유용한 서비스다.
동남아시아 진출을 추진 중인 농협은행 측은 "베트남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에도 맞춤형 특화 해외 송금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이달 5일부터 4월 말까지 500달러 이상 해외로 송금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골드바 등 경품을 제공하는 '땡큐 신한 외국인 보수송금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산업인력공단과 연계해 출국 만기 보험금 관련 상담과 신청 접수를 전담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가 영업점을 방문하면 보험금도 수령할 수 있다. 올해 1월부터 국민연금공단 공식 주거래은행으로 선정돼 이달 12일부터 업무를 시작한다. 김포·인천공항 출국장 우리은행 영업점에서도 보험금과 국민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의정부 외환센터에서 미얀마 근로자를 대상으로 무료 한국어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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