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중고교 교과서에 고은 작품과 작가소개 결국 삭제
입력 2018-03-07 15:39 

후배 문인들을 성희롱 및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고은 시인의 작품과 작가에 대한 설명 등이 중·고교 교과서에서 결국 빠지게 됐다.
7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국어·문학 등 국어 분야 검정교과서를 발행하는 일부 출판사들은 집필진과의 협의 끝에 교과서에 실린 고은 시인의 작품을 다른 작품으로 바꾸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미래엔 관계자는 "고은 시인의 작품은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시 '그 꽃',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 시 '머슴 대길이'가 실려있고, 중학교 국어 (교사용) 지도서에도 관련 내용이 담겨 있다"며 "이 부분을 다른 내용으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학사 관계자는 "(고은 시인 작품이 수록된) 해당 단원의 저자가 대체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다만 다른 단원 저자들의 의견도 고려해야 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학사는 고교 문학 교과서에 고은 시인의 시 '어떤 기쁨'을, 독서와 문법 교과서에는 수필 '내 인생의 책들'을 실었다.

현재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다른 출판사들 역시 대부분 비슷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은 시인의 성 추문이 큰 논란이 되고 있는 데다 학생들이 보는 교과서임을 고려해 그의 작품이나 작가에 대한 서술을 다른 내용으로 대체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교육부도 검인정교과서협회에 공문을 보내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된 인물의 교과서 속 작품이나 서술내용과 관련해 각 출판사가 수정 계획이 있는지 알려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고은 시인의 시와 수필 등은 중·고교 국어과 교과서 11종 이상에 실려있다. 일부 사회과 교과서에도 작가 소개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현행 검정교과서의 경우 언제든 수정·보완이 가능하게 돼 있어 출판사 측이 요청하면 이를 검토해 교과서에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매달 교과서 상시 수정·보완 시스템을 통해 등록한 내용을 교육부가 검토해 승인하면 내용을 수정할 수 있다"며 "다만 구체적인 내용이나 수정 시기는 저작권자인 집필진과 출판사가 결정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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