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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장수 CEO 줄줄이 등장…실적이 연임 여부 갈라
입력 2018-03-07 15:14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왼쪽), 윤경은·전병조 KB증권 대표

증권업계의 양호한 실적 덕으로 연임에 성공한 경영자가 줄줄이 등장했다. 이들은 안정적인 브로커리지 성과와 효율적 투자은행(IB) 전략을 펼쳤다는 평가까지 더해지면서 연임 결정에 파란불을 켰다.
리테일과 IB가 핵심…실적이 연임 결정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는 연임이 결정됐다. 이 대표는 그룹 계열사 대표 중 유일한 외부 출신이다. 신한금융투자에서 자리를 옮긴 이 대표는 지난 2016년부터 하나금융투자의 수장으로 일했다.
이 대표는 IB와 리테일 수익 기여도를 끌어올려 각 사업 부문을 고르게 키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하나금융투자의 순이익 중 IB 비중은 34%로, 2015년 19%에 비해 2배 가까이 성장했다. 리테일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15%로 2015년 6%보다 2배가 훌쩍 넘게 늘었다. 덕분에 지난해 전체 순이익은 68.8% 커진 1463억원(연결 기준)을 달성했다.
KB증권도 현대증권과의 합병 이후 안정화 작업에 공을 들인 윤경은, 전병조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들은 통합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제일홀딩스 등 대규모 기업공개를 성사시키며 IB 부문의 수익 구조를 다각화했다. 2016년 합병 이슈로 순이익은 적자를 기록했지만 본격적인 시너지가 발생해 지난해 순이익은 2717억원으로 환골탈태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가운데),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
증시 훈풍에 장수 CEO도 여럿…유상호 대표 11번 연임
3번 이상의 '장수 연임'에 성공한 인물들도 있다. 탁월한 경영 성과와 함께 업계 변화에 적응해 장기적 수익 구조를 짠 경우다.
대표 장수 CEO로는 11번째 연임이 유력한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를 꼽을 수 있다. 유 대표는 지난 2007년 47세의 나이로 한국투자증권 대표에 오르며 증권가 최연소 CEO로 이름을 날렸다. 이후 한국투자증권은 11년 연속 흑자 행진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순이익 524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21.5% 성장했다. 이는 증권업계 최고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유 대표는 초대형 IB 중 유일하게 발행 어음사업 인가를 획득했다.
교보증권과 대신증권도 대표 연임을 결정했다.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는 올해 5번째 연임을 사실상 확정했으며 오는 22일 주총에서 선임안을 의결한다. 김 대표는 2008년 이후 교보증권의 운전대를 잡은 후 꾸준히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지난해에는 부동산금융 규모를 늘렸고 헤지펀드 설정액 업계 1위를 달성하면서 신사업에도 힘을 줬다. 순이익은 733억원으로 역대 2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했다.
대신증권의 나재철 대표는 차세대 장수 CEO로 꼽힌다. 나 대표는 1985년 입사해 지난 2012년 처음으로 대표로 취임했으며 안정적인 실적을 거두면서 3연임을 확정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신임 대표(왼쪽), 구성훈 삼성증권 신임 대표
대표 교체한 NH투자증권·삼성증권…변화 추구
반면 NH투자증권은 정영채 IB사업부 대표(부사장)를 신임 대표로 내정하면서 변화를 추구했다. 정 대표는 농협금융의 최연소 CEO로 14년간 IB사업부를 이끌었다는데 이목이 쏠렸다. 30년간 IB 분야에 몸담은 인물로서 취임 후 IPO·유상증자·회사채 발행주관 등에서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감이 번졌다.
삼성증권은 '젊은 피' 구성훈 신임 대표를 내정자로 지목했다. 구 대표는 그룹 내 '60대 CEO 퇴진 원칙'에 따라 삼성증권의 수장을 맡았다. 직전 삼성자산운용의 대표직을 수행했으며 투자자가 은퇴 시점까지 노후를 준비하도록 자산 비중을 조정하는 삼성 한국형 타깃 데이트 펀드(TDF) 등을 만들었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 김제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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