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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김상경 “‘사라진 밤’, 진짜 영화다운 완벽한 영화”
입력 2018-03-07 13:01 
영화 사라진 밤 김상경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MBN스타 백융희 기자] 배우 김상경이 또 형사로 돌아왔다. 과거 영화 ‘살인의 추억, ‘몽타주, ‘살인의뢰 등에서 형사 역할을 선보인 김상경은 영화 ‘사라진 밤을 통해 또 한 번 형사 캐릭터를 연기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전과 확 달라진 형사라고 자부했다. 그는 한층 유쾌한 형사 우중식으로 관객과 만나게 돼 다행이라고 출연 소감을 전했다.

연기 인생에 있어 좋은 필모그래피가 생긴 것 같다. 잘 만들어진 스릴러물인 동시에 기존에 했던 형사 역과는 달라서 의미가 있다. 이전과 똑같은 형사였으면 연기를 하면서 재미없었을 것 같다. 하지만 캐릭터가 헐렁하고 해보지 않은 캐릭터라서 재미있었다. 풀어진 스타일의 역할은 오랜만이다. ‘1급 기밀은 군인, ‘궁합은 왕 역할이었는데 올해 개봉한 작품들 모두 다른 색깔의 캐릭터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사라진 밤 개봉 전 진행된 제작발표회, 언론시사회 등에서 김상경을 비롯해 배우 김희애, 김강우 등이 신인 이창희 감독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검증된 원작, 스페인 영화 ‘더 바디를 리메이크하긴 했지만, 분명히 위험요소가 따르는 선택이었을 터. 이 감독은 원작과는 전혀 다른 작품을 선보인 동시에 남다른 소신으로 베테랑 배우에게 믿음을 심어줬다. 김상경 역시 신인 감독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감독의 의도대로 촬영을 진행했다.

오랜만에 스릴러 장르로 돌아왔는데 영화다운 영화가 나온 것 같다. 짜임새 등을 비롯해 모든 면에서 딱 맞아떨어진다. 영화를 처음 보고 나서 이창희 감독한테 빨리 다음 영화를 준비하면 되겠다고 할 정도였다. 신인이지만 마치 영화를 10편 찍은 사람처럼 유연했다. 특히 정확한 계산을 밑바탕으로 촬영해서 101분짜리 영화의 편집을 10분 안쪽에서 했다. 극의 복선 등을 잘 구성했고 구조를 굉장히 영특하게 짰다. 오랜만에 영화판에 제대로 된 신인 감독이 나온 것 같다. ”
영화 사라진 밤 김상경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사라진 밤은 다른 스릴러와 독특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하룻밤 동안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국과수 사체 보관실에서 재벌가 여인의 시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가운데, 시체를 찾아 나가는 과정에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결말을 선사한다. 이 중심에는 허투루 흘려보낼 수 없는 각 배우의 몫이 컸다. 김상경은 이 점을 중점으로 두고 배우 김희애를 여자 주인공으로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영화 촬영 전 이 감독에게 김희애 선배가 아니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희애 선배님이 출연 안 하면 마치 영화가 엎어질 것처럼 강조했다. 스릴러 장르에서는 장치적으로 인물들이 적재적소에 잘 배열이 되어야 한다. 김희애 선배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느낌이 안 났을 것 같다. 김희애라는 유명한 배우가 했기 때문에 관객들이 죽은 인물의 생사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김상경은 ‘사라진 밤에 대해 ‘완벽하게 상업영화 쪽에 있는 영화라고 밝혔다. 수많은 관객이 편하고 쉽게 상업적으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장르적인 경계지점에서 ‘공포물에 대한 선호도에 따라 선택지가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김상경은 무서운 영화가 아닌 궁금증을 유발하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이 점은 김상경이 우중식 캐릭터의 설정을 조금 더 가볍게 가지고 간 이유이기도 하다.
영화 사라진 밤 김상경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우중식은 마치 모놀로그 하듯이 영화 속에서 혼자 추리하고 떠들면서 관객을 끌고 간다. 반면 진한은 낮은 톤의 일률적인 호흡을 쓴다. 만약 형사까지 똑같은 톤이었다면 끝나는 거다. 톤이 주는 지루함이 있거든. 특히 우중식의 가벼운 부분들은 영화 속 포석이 된다. 원래 설정이 헐렁한 형사였지만, 다이내믹한 연기를 함으로써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2018년 3월. 김상경은 벌써 세 작품으로 관객과 만났다. ‘궁합, ‘1급 기밀을 비롯해 ‘사라진 밤까지. 그는 끊임없이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갈망이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캐릭터를 넘어서 프로그램 제작까지 구상 중이라고 털어놨다. 그 중심에는 역시 ‘영화가 자리 잡고 있었다.

좋은 영화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최종 꿈이다. 현재 영화 프로그램은 십 년이 넘게 똑같은 형식인 것 같다. 언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프로그램으로 만나게 된다면 정말 재미있고 다이내믹한 이야기를 담고 싶다. 후배들을 비롯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백융희 기자 byh@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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