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임대료 인하 `일괄적용`에 면세업계 불만
입력 2018-03-07 11:02  | 수정 2018-03-07 11:49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내놓은 임대료 인하안에 실망한 면세업계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여객수 잠정치를 바탕으로 구역별 인하안을 내놓겠다던 인천공항공사가 일괄 인하안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일부 면세점이 반발하고 나선 것. 과한 유커 의존도와 점점 더 치열해지는 과열 시장 돌파에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할 공사와 업계가 뜻하지 않게 상충하는 모양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항으로 제1여객터미널 국제선 여객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천공항공사는 27.9% 인하를 바탕으로 임대료를 우선 부과한 뒤 추후 구역별로 정산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해 말 열린 공청회에서 지난해 여객수 기준 잠정치를 바탕으로 동편 30.1%, 서편 43.6%, 탑승동 16.1%, 중앙 37.0% 인하안을 내놓은 것과는 다르다.
하지만 면세업계는 국적 항공사와 외항사 이용객의 인당 매출액(객단가)가 다른 만큼 변화를 줘야 한단 입장이다.
면세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항공사 이용객의 구매력을 100으로 봤을 때, 중국항공사 이용객은 80%, 그 외 외항사 50%,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는 40% 정도를 소비한다.

이번 제2터미널 개항으로 대한항공이 제2터미널로 자리를 옮기면서 아시아나항공이 탑승장을 동편으로 옮기고 아메리칸 항공사 등 35개 외항사 및 6개의 중국항공사, LCC 등이 서편으로 이동한다. 결국 서편의 객단가가 낮아지기 때문에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등 서편에 위치한 면세사업자의 매출하락폭이 클 수 밖에 없다.
이미 제2터미널 개항 이후 공항면세점 매출이 20% 정도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공사와 면세사업자간 계약서 특약 문구에 따르면 현재 전망과 다른 많은 영업환경 변화가 있거나 임대료 방식을 달리 정할 사유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공사는 사업자와 협의해 전문 용역 등을 통해 임대료 납부 방식을 달리 정할 수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항공사 이전에 따른 이용객 구매력 차이가 발생하는 만큼 여객 이동에 인한 구매력 차이에 따른 매출 증감이 발생한다"며 "임대료 납부 방식을 다르게 정할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인하안이 수정되지 않을 경우 철수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인천공항공사로서도 부담이 크다. 면세사업자로부터 받는 임대료가 포함된 상업수익이 전체 매출의 절반에 달하는 상황에서 롯데면세점에 이어 타 면세사업자들까지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구역 탈출 도미노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롯데면세점으로부터 인하안에 바탕한 위약금을 부과한 인천공항공사로서는 추가적인 인하는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위약금 부담을 이유로 제1터미널 면세구역 철수를 결정했다. 공사의 인하안을 받아들여 지난달 말 약 1870억원의 위약금을 선 납부한 뒤 공사 측 승인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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