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트럼프 "北과 대화에 있어 가능성 있는 진전 이루어지고 있다"
입력 2018-03-07 07:33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6일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를 통해 '비핵화 북미대화'와 조건부 추가 핵·미사일 실험 중단 의사를 밝힘에 따라 북미 간 직접 대화 분위기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로 '공'을 넘겨받게 된 미국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한반도 정세 흐름의 물줄기를 바꿀 중대 변수로 떠올랐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중대한 반전"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비핵화에 동의한다면 북한과 대화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는 점을 상기시켰고, CNN방송도 "북한이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미국을 쓸어버리겠다고 선언했던 것을 고려하면 놀랄만한 발표"라고 평가했다.
그렇더라도 미국은 김 위원장이 생명줄을 차단하고 숨통을 바짝 죄는 미국과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한 술수일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해상 차단' 등 줄기찬 경제·외교적 최대 압박 전략이 북한을 남북 대화의 장으로 끌어냈다고 본다. 특히 미국의 전임 대통령들처럼 북한의 '유화 제스처'에 속아 넘어가 섣불리 제제의 빗장을 푸는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뜻도 여러 차례 밝혔다.
이에 따라 곧 미국을 방문하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의 방북 성과 설명이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결심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 실장이 "미국에 전달할 북한 입장을 별도로 추가로 갖고 있다"고 한 만큼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특별메시지'를 직접 확인한 후 향방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 계정에서 북한의 비핵화 대화 의지 표명에 "북한과의 대화에 있어 가능성 있는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수년 만에 처음으로 진지한 노력이 관련된 모든 당사자에 의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헛된 희망일지도 모르지만, 미국은 어느 방향이 됐든 열심히 갈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는 "이번 발표는 중대한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김정은이 한국과 미국에 대해 '올리브 가지'(화해의 말)를 내민 것은 이 변덕스러운 정권에 대한 제재가 강화된 뒤에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북미가 마주하더라도 북한이 '도발-대화(유화)-도발' 순으로 핵 완성의 시간을 버는 등 언제든지 과거의 전례를 답습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성급한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ABC방송도 "그동안 주요 합의가 이뤄진 뒤 이를 이행하는 데 실패한 긴 역사를 고려할 때 이번 진전이 남북 간 평화를 확립하는 데 기여할지에 대한 회의론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도 그동안 북한과 공허한 대화는 하지 않을 것이며 군사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해왔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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