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테마섹, 셀트리온·헬스케어株 1조1000억원어치 블록딜 처분
입력 2018-03-07 00:27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보유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중 일부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에 나섰다. 해당 물량은 셀트리온 및 셀트리온헬스케어를 공매도한 헤지펀드 등의 숏커버링(공매도 청산) 수요와 더불어 오는 9일 예정된 셀트리온의 코스피200 편입을 앞두고 기관의 선취매 수요가 어우러지며 조기에 완판됐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테마섹은 이날 장 마감 이후 자회사 아이온인베스먼트를 통해 보유한 셀트리온 주식 224만주와 셀트리온헬스케어 290만주에 대한 블록딜 수요 예측에 돌입했다. 이는 각각 셀트리온 전체 주식 물량의 1.8%, 셀트리온헬스케어 전체 물량의 2.1%에 해당한다. 매각 주간사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골드만삭스가 맡았다.
해당 주식 주당 매각가는 각각 이날 종가 대비 6~9%다. 이를 환산할 경우 셀트리온 매각가는 33만6700~34만7800원이며, 총매각대금은 7542억~7791억원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매각가는 주당 10만8654~11만2236원으로 이를 총매각대금으로 환산하면 3151억~3255억원에 해당한다. 테마섹이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손에 쥐는 대금은 최대 총 1조1045억원에 달한다.
아이온인베스트먼트는 싱가포르 정부가 운영하는 국부펀드인 테마섹의 자회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이온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고 있는 셀트리온 주식 비율은 총 14.24%(1750만7642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2.5%(1731만9600주)다. 테마섹은 2010년·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셀트리온에 투자했으며, 투자금액은 총 3574억원이다. 2011년에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우선상환주 170억원어치를 매입한 바 있다. 이번 지분 매각에도 테마섹은 여전히 셀트리온 지분 12.44%와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10.40%를 보유한 주요 주주로 남는다.

이번 블록딜은 폭발적인 수요로 인해 조기에 종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 및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가 완연한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종가 대비 6%라는 할인율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공매도 전략을 펼치는 헤지펀드 중심으로 수요가 쏠렸다는 전언이다. 테마섹의 지분 처분으로 인한 오버행(대기 매물)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지만 오히려 공매도가 해소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셀트리온의 코스피200 편입이 다가옴에 따라 인덱스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중심의 수요도 몰렸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수요 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했지만 이날 물량을 따내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테마섹의 이번 지분 매각은 주가 급등에 따른 포트폴리오 조정이다. 셀트리온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셀트리온 등의 주가 급등으로 인해 테마섹이 보유한 헬스케어 업종 내에서 셀트리온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섰다"며 "포트폴리오 편중화를 막기 위한 것일 뿐 셀트리온 투자를 멈추겠다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한우람 기자 / 조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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