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봄볕드는 ELS…월 1조원씩 돈 몰려
입력 2018-03-05 17:34  | 수정 2018-03-05 20:10
국민 재테크 상품 주가연계증권(ELS)과 기타파생결합증권(DLS) 시장에 다시 돈이 몰리고 있다.
올 들어 지난 두 달간 글로벌 증시에 변동성이 커지고 시장 금리도 상승세를 타면서 연 7%대 수익률을 추구하는 등 매력적인 금리 수준의 상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에서 발행된 ELS의 총규모는 5조7610억원으로 지난해 월평균 발행 규모(5조3000원)를 웃돌았다. 전월인 1월(6조4570억원)에 비하면 소폭 감소한 수치지만 영업일이 적었던 2월임을 감안하면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DLS 발행 규모도 지난달 1조1150억원을 기록해 전월(1조6060억원)보다 소폭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ELS는 올해 들어 두 달간 매달 발행된 금액이 상환 규모보다 1조원가량 늘어나면서 순발행 잔액이 늘고 있는 추세다. 만기상환이나 중도상환된 ELS 자금이 다시 다른 ELS로 돌아오는 것을 제외하고라도 매월 1조원가량 신규 자금이 ELS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지난해에는 월평균 ELS 발행 규모가 5조3000억원인 반면 상환은 6조3000억원에 달해 매월 1조원 이상 상환이 더 많았다.

지난해 ELS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간 것은 국내외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굳이 ELS가 아니라 주식만으로도 고수익을 노릴 수 있었던 영향이 컸다. 이미 ELS 투자를 하고 있었던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수가 오르면서 꾸준히 조기상환 기회가 주어지는데 지수가 점점 높아지자 재투자에 부담을 느꼈던 것이다.
하지만 올 들어 장세가 역전되면서 증권사들의 ELS 발행도 늘어나고 쿠폰금리도 껑충 올라온 상태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변동성이 커지면서 헤지가 한결 수월해진 데다 투자자들도 기초자산으로 활용하는 글로벌 지수가 낮아지면서 부담을 덜었다. 시장 금리가 오르면서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쿠폰금리가 높아진 것도 최근 발행된 ELS들이 눈길을 끄는 이유다.
최근 홍콩 HSCEI(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가 크게 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홍콩 H지수는 지난 1월 말 1만3000선에서 거래됐으나 최근 한 달 새 조정을 받으면서 1만2000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한 달 새 지수가 10% 이상 하락하면서 중국 H지수와 유럽(EUROSTOXX50), 미국(S&P500), 일본(닛케이225)의 대표지수를 2~3개씩 묶은 ELS가 줄줄이 출시되고 있다. 쿠폰금리도 연 5~7%대를 추구하고 있어 만기까지 정상적으로 갖고 있으면 최고 20%대 수익률도 노려볼 수 있는 상품이다.
특히 증권사들이 각종 유가 선물이나 금 선물 등 파생상품을 묶은 DLS 발행을 늘리고 있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올 들어 원유가가 급등하고 금 선물 가격이 출렁이는 등 변동성이 높아지자 높은 수익률을 노리는 반짝 상품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과 브렌트유 선물, 유럽 유로스톡스지수 등을 묶어 연 7.60% 수익률을 추구하는 DLS를 모집 중이고, 한국투자증권도 런던 금가격에 홍콩 H지수, 유럽 유로스톡스지수 등을 묶은 연 5.75% 수익 추구형 상품을 판매 중이다.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그만큼 위험도 커졌지만 고수익을 노려볼 기회도 동시에 늘어났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ELS 발행잔액이 올 들어 상승세로 반전하면서 시장에 재투자가 시작되고 있다"며 "해외지수뿐만 아니라 종목을 활용한 상품도 나오면서 전반적으로 공격적인 투자 성향이 강해지고 수익률을 높이려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고 해석했다.
[한예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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