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 절반이 `어닝 쇼크`…전기·가스 부진 두드러져
입력 2018-03-05 17:34  | 수정 2018-03-05 20:05
상장사들의 작년 4분기 실적을 중간점검한 결과 절반이 넘는 기업이 어닝 쇼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금융이 비교적 선방한 가운데 전기·가스 등 유틸리티 업종의 부진이 매우 두드러졌다. 5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예상치가 있는 기업 223곳의 작년 4분기 잠정 영업이익 합계는 40조266억원으로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46조886억원보다 13.2% 낮았다. 이들 223개 기업 가운데 예상치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발표한 곳은 총 61곳(27%)이었다. 그나마도 영업이익이 예상치보다 10% 이상 높아 어닝 서프라이즈라고 볼 수 있는 기업은 36곳으로 전체의 16%에 그쳤다. 반면 어닝 쇼크(예상치보다 10% 이상 하락)인 기업은 113곳으로 약 51%였다.
모든 업종이 증권사 추정치보다 낮게 발표된 가운데 금융 업종은 작년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34조4억원으로 예상치인 34조382억원보다 1% 낮은 데 그쳐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4분기보다는 무려 398% 높았다. 금융 업종에 속한 18곳 가운데 기대 수준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발표한 곳은 10곳이었다. 키움증권은 추정치보다 약 52%, 하나금융지주, KB금융 등은 추정치보다 약 17~18% 높은 잠정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은행도 금리 상승기와 맞물려 실적 기대감이 높았다. 실제로 최근 금융감독원은 국내 19개 은행 작년 영업이익이 15조1000억원으로 2016년보다 약 3.5배 늘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순이익도 11조원을 넘어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유틸리티 업종은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3619억원으로 시장 예상치(1조2893억원)보다 72% 낮게 집계되는 등 가장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2016년 4분기보다는 76% 낮은 수준이다. 심지어 대표적인 유틸리티주인 한국전력은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7647억원이었는데 잠정치는 1294억원 적자로 나오기도 했다.
유틸리티주는 올해 실적 전망도 우려가 많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한국전력에 대해 "올해 원전 가동률 전망은 71%이나 전력 수급·안전 점검 상황에 따라 추가적으로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한국전력 주가는 연초 이후 약 12% 떨어진 3만원대 초반에 거래되고 있다. 한국전력 주가가 1년 전만 해도 4만3000원에 거래된 것에 비하면 낮아진 셈이다.
[정슬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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