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3 상위권 학생 중 80% "사교육 받는다"
입력 2018-03-05 16:19 

지난해 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 중 상위권 학생의 10명 중 8명은 고등학교 3학년 시기에 사교육을 이용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학입시에서 수시의 비중이 커진 상황에서 학교는 쉬운시험만을 내고, 이 때문에 학교 수업만으론 수능을 치르기 어려워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입시업체 진학사는 지난해 수능을 치른 수험생 1217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9~25일 '수험생의 사교육 이용실태'를 설문조사한 결과, 수능 1~3등급의 성적을 받아든 학생의 77.8%가 고3 시기에 사교육을 이용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상위권 학생의 사교육 이용 실태는 하위권 학생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보였다. 해당 조사에서 수능 4등급 이하의 성적을 받은 학생 중 고3 시기 사교육 이용경험이 있는 학생은 58.1%에 불과했다. 전체 학생으로 범위를 넓히면 70.9%가 사교육을 경험했다.
특히 학생들은 사교육을 이용하는 주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67.3%가 '수능'이라고 답했다. 내신을 위해 사교육을 받는다고 한 학생은 22.2%에 불과했다. 기타(5.8%), 논술 등 수시지원 대비(4.8%)가 뒤를 이었다.

입시업체들은 상위권 학생의 사교육 이용 비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 학교 수업만으론 수능 중심의 정시 전형을 대비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진학사 관계자는 "대학 입시에서 정시보다 수시전형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 학교들은 쉬운시험을 추구하게 되고, 학생들은 내신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사교육 이용 이유가 수능이라고 응답한 학생 중 1~3등급의 성적을 받은 학생은 73.9%였으며 4등급대 이하는 55.1%로 큰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이는 수시에 합격한 학생들이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맞추기 위해 또다시 사교육을 이용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조사에서 평균 몇개의 사교육을 이용했냐는 질문에서 모든 성적대에서 '2개'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3개 이상의 사교육을 이용했다는 응답자는 1등급 성적을 받은 학생에서 두드러지게 많아 44.2%를 기록했다. 반면 2등급 이하 성적을 받은 학생은 26.8%만이 3개 이상의 사교육을 이용했다고 답했다.
이런 차이는 4개 이상의 사교육을 이용했다는 학생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4개 이상의 사교육을 이용한 학생은 전체 학생의 10.5% 였는데, 1등급 학생의 22.1%는 4개 이상의 사교육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2등급 이하에선 평균보다 낮은 8.7%만이 4개 이상의 사교육을 이용했다고 답했다.
황성한 진학사 기획조정실장은 "수능절대평가가 전과목으로 확대시행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등 입시제도가 자주 변화는 상황에서 수험생들이 내신, 수능, 논술 등을 준비하느라 사교육 의존도가 높음을 확인했다"며 "수험생은 입시제도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로 이해돼야하는만큼 제도의 개선은 소위 풍선효과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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