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은 성명서에 최영미 "내 말과 글은 사실, 상세히 밝힐 것"
입력 2018-03-04 19:15  | 수정 2018-03-11 20:05

고은 시인이 영국의 출판사를 통해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글쓰기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관련 의혹이 불거진 뒤 그가 구체적으로 자신을 변호한 내용이 알려지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최 시인은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한 고은 시인의 성명 내용을 의식한 듯 4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괴물에 대해 매체를 통해 한 말과 글은 사실입니다. 나중에 문화예술계 성폭력을 조사하는 공식기구가 출범하면 나가서 상세히 밝히겠습니다"라고 썼습니다.

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은 최영미 시인이 시 '괴물'에서 그를 암시하는 원로 문인의 과거 성추행 행적을 고발한 사실이 지난달 초 알려지면서 불거졌습니다.

최 시인은 직접 방송 뉴스에 출연해 원로 시인의 성추행이 상습적이었다고 밝혔고, 최근 한 일간지에는 그가 술집에서 바지 지퍼를 열고 신체 특정 부위를 만져달라고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당시 해당 술집 주인이었다는 여성은 그런 일이 없었다고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고은 시인은 최 시인의 첫 폭로 이후 국내 한 일간지에 '후배 문인을 격려한다는 취지에서 한 행동이 오늘날에 비추어 성희롱으로 규정된다면 잘못된 행동이라 생각하고 뉘우친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을 뿐, 이후 현재까지 국내 다른 매체와는 일절 접촉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고은의 작품을 영어권에 번역해 출판해온 영국의 출판사 블러드액스(Bloodaxe)는 지난 2일(현지시간) 일간지 가디언에 고은이 전해온 입장을 밝혔습니다.

고은은 블러드액스의 닐 애스틀리 편집자를 통해 "최근 의혹들에서 내 이름이 거론된 것은 유감스럽다. 내 행동으로 인한 의도치 않은 고통에 대해서도 이미 유감을 표했다"면서도 자신에게 제기된 성 추문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그는 "한국에서 나는 진실이 밝혀지고 논란이 정리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겠지만, 사실과 맥락이 바로 전달되지 않을 외국의 친구들에게 확언할 수 있는 것은 나 자신과 아내에게 부끄러울 일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은은 이어 "일부에서 제기한 상습적인 추행 의혹을 단호히 부인한다"면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말은 내가 한 사람으로서, 시인으로서 명예를 지키며 집필을 계속할 것이라고 믿는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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