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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정의 직구리뷰]‘쉐이프 오브 워터’, 오스카의 주인 될 만한 자격 충분하다
입력 2018-03-02 09:30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미국 90번째 ‘아카데미영화상(오스카) 시상식이 오는 4일 오후(현지시간) 막이 오르는 가운데 시상식의 꽃인 작품상은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이 가장 유력하다. 충분히 납득할 만한 예측이다.
앞서 제74회 베니스 영화제에서도 대상인 황금사자상의 영예를 안은 ‘더 쉐이프 오브 워터는 ‘판의 미로 ‘퍼시픽 림 등을 연출한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신작으로 마이클 섀년, 마이클 스털버그, 옥타비아 스펜서 등이 출연한다.
영화는 1960년대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언어장애를 지닌 청소부 일라이자(샐리 호킨스)와 ‘아마존의 신으로 불리는 괴생명체와의 사랑을 담는다. 종을 넘어서는 사랑을 그리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을 에둘러 비판, 현재 감독상과 여우주연상, 남녀조연상 등 무려 13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 후보에 오른 영화 10편 가운데서도 단연 돋보인다.
극 중 남미의 강 어딘가에서 붙잡혀온 괴생명체는 자기 종족의 마지막 남은 개체이자 물과 육지에서 호흡할 수 있는 놀라운 폐 구조를 가졌다. 상처를 치유하는 힘을 가지고 있어 ‘아마존의 신으로 불린다. 미국 정부는 이 같은 존재를 비밀 실험실로 끌어 들이고, 그가 가진 불가사의한 힘을 우주개발에 사용하려고 하지만 이를 두고도 내부 정치가 잔혹하게 벌어진다.
말을 못하는 청소부 일라이자는 학대당하는 괴생명체에게 동정심을 느끼고, 시간이 흐를 수록 더욱 친밀감을 느낀다. 말을 하지 못하지만 지능이 있고 언어를 이해하는 괴생명체에 점점 인간으로, 사람으로, 남자로 느끼게 된다. 그 만이 나를 있는 그대로 봐 줘요.”라며 종을 넘어선 진정한 사랑에 빠지게 된다.
영화는 아름답고도 신비롭고 애잔하다. 독특하고도 매혹적인 비주얼을 지닌 괴생명체는 ‘사랑의 대상이 될 만한 충분한 아우아를 뿜어내고, 배우들은 서로 다른 결핍을 지닌 저마다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이 슬프고 잔혹한 이야기를 보다 아름답게 감싸 안는 음악과 뛰어난 미장센은 또 어떠한가.
삐뚤어진 탐욕으로 가득한 스트릭랜드(마이클 섀넌) 등 이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비정한 인물들을 보면서 ‘진짜 괴물이 누구인지 되묻게 한다. 영화는 인종차별, 성 소수자를 향한 편견 등을 아우르는 동시에 사랑은 한 나약한 인간을 얼마나 용감하고 위대하게 변화시키는지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이런 점에서 영화는 단순한 판타지 로맨스 이상의 의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다만, 종을 뛰어 넘은 사랑을 담은만큼 일부 장면들은 다소 기괴하거나 잔혹한 인간상을 표현함에 있어 잔인하게 느껴질 부분도 있다. 어떤 면에서는 전혀 다른 결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음악과 춤을 이용하는 방식이 지난해 전세계를 매료시켰던 ‘라라랜드를 떠올리게도 한다.
한편, 미국 내 연예·영화매체들은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주요 부문 수상작 점치기가 한창인 가운데 대다수 매체들이 평론가들이 '셰이프 오브 워터'와 '쓰리 빌보드 아웃사이드 에빙 미주리'(이하 '쓰리 빌보드')를 가장 유력한 작품상 후보로 점치고 있다. 과연 영광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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