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모바일 확산·희망퇴직 늘어…지난해 은행들 4000명 감원
입력 2018-03-01 18:21 
금융권이 지난해 최대 이익을 거뒀지만 은행권에서는 4000명 넘는 직원이 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영업 확대에 따른 점포 축소 등 경영 환경 변화에 맞춘 희망퇴직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1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된 금융감독원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은행 종사자는 11만4295명으로 전년 같은 시기 대비 4338명(3.7%) 줄었다.
연말 기준으로는 더 줄어든 11만1000명대로 추산된다. 점포 수도 마찬가지다. 국내 은행 점포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7077곳으로 2016년 9월 말 7356곳보다 279곳(3.8%) 감소했다. 전년 대비 수익은 늘고 종사자 수가 줄어들면서 은행권 생산성은 대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의 1인당 당기순이익이 2016년 2000억원보다 400% 이상 증가한 1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1인당 총자산은 209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4조7000억원 늘었다.
보험업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보험업 종사자는 5만8261명으로 전년 같은 시기보다 1214명(2.0%) 감소했다. 보험사 점포는 6533곳으로 전년 대비 344곳(5.0%)이 문을 닫았다. 생명보험사가 281곳(7.3%), 손해보험사가 63곳(2.1%) 줄었다. 금융권을 떠받치는 두 업권을 합쳐 1년 만에 점포 623곳이 문을 닫고 5552명이 일을 그만둔 셈이다.

금융권의 점포·인력 감축은 비대면 영업 활성화로 이미 추세로 자리 잡았다. 특히 지난해 한국씨티은행은 인력 구조조정 없이 급격한 점포 감축을 단행해 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한 해 동안 씨티은행 점포 133곳 중 90곳이 폐쇄됐다. 모바일·인터넷뱅킹이 활성화되면서 전통적인 영업점 대면 거래가 현저히 줄며 나타난 현상이다. 이에 대부분 은행이 지역 점포를 줄이는 대신 고객과 대면 상담이 필요한 자산관리(WM) 통합 점포를 늘리거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선, 찾아가는 뱅킹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수익이 개선될 때 나타나는 대규모 희망퇴직은 항아리형 인력구조를 개선하려는 업계 노력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책임자급 숫자가 일반 행원급보다 많은 역피라미드 구조를 개선해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높이고 일자리도 창출하겠다는 복안이다.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