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휘틀리 스태퍼드캐피털 대표 "변동성 커진 증시 PEF 보유지분 투자가 대안"
입력 2018-03-01 17:09  | 수정 2018-03-01 20:10
"한국 기관투자가들은 리스크를 더 감수할 필요가 있다."
55억달러(약 5조9015억원)의 자금을 굴리는 호주 대체투자운용사 스태퍼드캐피털파트너스의 앵거스 휘틀리 대표(사진)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저금리로 인해 자산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는 상황에선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으면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해외 오피스빌딩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기존과 다른 관점에서 밸류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자본시장의 변화를 감지해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이어 세컨더리(구주 유통) 투자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최근 미국 증시가 급락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올해는 작년보다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럴 때일수록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수익률은 극대화할 수 있는 세컨더리 투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태퍼드캐피털은 삼림지와 인프라 펀드에 대한 세컨더리 투자를 주로 한다. 세컨더리 투자는 사모투자펀드(PEF)와 벤처펀드가 담고 있던 자산을 매매하는 것을 말한다. 세컨더리는 이미 이익을 내고 있는 펀드에 투자하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 기간이 짧은 만큼 연환산 수익률 개념인 IRR 측면에서 유리한 결과가 나타난다. 실제 스태퍼드캐피털은 세컨더리 펀드로 단 3개월 만에 수익을 낸 적도 있다. 휘틀리 대표는 "특히 세컨더리 투자는 투자 대상에 대한 선택을 위임하는 블라인드풀 리스크가 없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객관적인 밸류에이션(가치 평가)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미국, 영국 등 금융 선진국에서는 세컨더리 시장이 성숙된 반면 국내에선 아직 활성화하지 못했다. 펀드 출자자(LP) 지분을 매각할 경우 출자자 전원(운용사 포함)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표준 규약 탓이 크다. 개별 펀드가 담고 있는 전체 자산 내역을 공개하기 꺼리는 운용사가 많은 점도 걸림돌이다. 그는 "한국은 LP가 다양화되지 않아 세컨더리 시장이 활성화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들었다"며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금융 관련 규제가 급변하고 있고, 이는 한국 세컨더리 시장에도 큰 기회"라고 말했다. 금융 규제에 급격한 변화가 있으면 기존에 투자한 자금을 정리하려는 수요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는 "유럽의 경우 금융 규제가 바뀌면 기존 투자 포트폴리오 또한 바꾸고 싶어하는 LP가 많아진다"며 "바로 이때가 LP의 구주를 사들이는 세컨더리 투자의 적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기관의 기금운용본부장(CIO)이 교체될 때도 적절한 세컨더리 투자 타이밍"이라며 "신임 CIO는 전임 CIO가 구축해 놓은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싶어하는데, 이럴 때 투자를 하면 좋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도 인프라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휘틀리 대표는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외부 환경에 잘 흔들리지 않기 때문에 리스크가 작다"며 "8~10%의 이익을 내는 코어 인프라 세컨더리 투자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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