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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따라 실적도 `극과극`…영업이익률 최대 20%P 差
입력 2018-02-27 17:34 
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들은 수익성과 주가 수준이 높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지배구조 개선→수익성·주가 상승→자본시장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배구조 S등급(한국기업지배구조원 평가)의 평균 영업이익률(2014~2017년 상반기 기준)은 15.2%로 A+와 A등급(7.15%)보다 2배 이상 높았다. D등급은 -6.61%로 비교 자체가 안 됐다.
여전히 상장사 중 S등급은 손에 꼽을 정도다. 이 때문에 아시아 주요국 중 기업지배구조 평점과 순위는 최하위권이다.
박경서 고려대 교수는 "소유가 분산돼 있는 국내 상장사의 지배구조 점수가 그나마 낫다고 하지만 100점 만점에 70점 수준"이라며 "국내 자본시장 성장을 위해 지배구조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민영화된 공기업의 대표 주자 중 하나로 꾸준히 지배구조를 개선해왔다. 2000년 포스코는 산업은행이 보유한 회사 주식 매각이 완료되며 민영화에 성공했다. 민영화 첫해 실적은 매출액 11조6920억원과 순이익 1조6370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실현하며 민영화 효과를 누렸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신청 직후인 1998년 이후 민영화된 기업 중 포스코는 자산이 가장 커진 곳으로 손꼽힌다. 이 같은 민영화와 최근 3~4년간 이어진 구조조정 효과로 최근 포스코 실적과 주가가 크게 향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실적 상승과 별도로 포스코는 정권 교체기마다 최고경영자(CEO) 교체라는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이날 참석한 박기홍 포스코에너지 사장은 "CEO 승계 문제가 가장 후진적"이라면서 "이사회에 힘이 실려야 하고 사외이사가 CEO들에게 불어닥치는 외압을 막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잦은 CEO 교체와 지배구조 불안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박유경 APG(네덜란드 연기금) 에셋매니지먼트아시아 지배구조 담당 이사는 "주주들은 특정 CEO가 상당 기간 경영하기를 원하는데 한국 주요 기업은 너무 자주 바뀐다"며 "그나마 지배주주가 있으면 만날 사람이라도 있는데 소유가 분산돼 주요 주주가 없는 경우는 의사소통이 어렵고 의사결정도 안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국 기업은 정부 입김을 강하게 받는다"며 "외국 투자자들은 국내 기업에 대해 수천억 원의 지분을 갖고 있는 정당한 주주들인데도 정부가 CEO를 좌지우지하는 상황을 감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배주주가 있는 회사는 최소한의 문지기 역할을 해주고, 지배주주가 없는 이사회들은 좋은 CEO를 발굴해주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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