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유령 공연업체 세워 창조금융 지원금 생활비로 탕진
입력 2018-02-27 14:02 

서울 강남경찰서는 유령 공연제작사를 세워 정부출연기관인 기술보증기금(옛 기술신용보증기금·기보) 등을 속여 국가지원금 3억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단역배우 이 모 씨(34)를 구속하고, 이 씨에게 가짜 사업체 사무실을 알선해준 공범 전 모 씨(48)는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5년 2∼12월 공연제작 등 유령업체 3곳을 설립한 뒤 기보에서 기술보증서를 발급받아 금융기관에서 3차례에 걸쳐 각 1억원씩 총 3억원을 대출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기보는 17∼35세 청년이 세운 창업 5년 미만 중소기업의 기술을 심사해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지원받도록 돕고 있다. 대출을 받은 채무자가 돈을 갚지 않으면 기보가 대신 변제해주기 때문에 기술보증서 발급만으로 은행 대출이 성사된 것이나 다름없다. 당시는 문화콘텐츠 분야를 포함한 벤처·창업 기업에 대한 금융공기업의 금융지원, 이른바 '창조금융'을 정부가 정책적으로 밀어주는 시기였다.
이 씨 등은 이렇게 챙긴 대출금으로 빚을 갚고 남는 돈은 생활비로 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을 최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조사결과 기보는 이들이 제출한 기본 서류만 확인했으며, 현장 실사 때도 임대계약서상 주소지에 잠시 방문해 이씨를 대면하는 등 간단한 확인절차만 거쳐 기술보증서를 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유사한 허위 대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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