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프랑스 성폭력 피해여성 44% "자살 생각했다"
입력 2018-02-24 11:17  | 수정 2018-03-03 12:05

프랑스에서 성폭력을 당한 여성의 최대 44%가 자살을 생각했다는 여론조사가 나왔습니다.

성폭력을 당한 여성들이 가해자를 고발하거나 의사나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하는 비율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3일(현지시간) 프랑스여론연구소(IFOP)와 공영 프랑스텔레비지옹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여성 응답자의 12%가 성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여성 중 가해자를 알고 지내던 사람이라고 답한 비율은 78∼88%(오차범위 고려)였고, 성폭력 피해여성의 36∼48%는 자신의 집에서 당했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대해 프랑스인구통계연구소(Ined)의 알리스 드보슈 박사는 "밤에 으슥한 주차장에서 모르는 남자로부터 성폭력을 당한다는 내용은 틀린 얘기"라면서 면식범의 비중이 매우 큰 것은 새로운 내용도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성폭력 가해자를 고발하는 경우는 11∼19%로 매우 적었습니다.

성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한 여성의 56∼68%는 지인에게도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답했고, 성폭력을 당한 뒤 의사나 전문가를 만난 적이 없다는 비율도 64∼74%로 매우 높았습니다.

성폭력 피해를 당한 프랑스 여성들의 자살 위험은 급증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성폭력을 당한 적이 있는 여성의 32∼44%는 자살을 생각해봤다고 응답했고, 16∼27%는 실제로 자살을 시도했다고 답했습니다.

이번 여론조사를 총괄한 미셸 드부 박사는 "성폭력 피해여성의 자살 위험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네 배 가량 높았다"고 밝혔습니다.

남성으로부터 성추행이나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당했다고 밝힌 프랑스 여성의 비율도 높게 나타났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58%는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위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50%는 성적으로 모욕적인 발언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응답자의 43%는 동의하지 않은 성적인 신체접촉을 남성으로부터 당한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알리스 드보슈 박사는 "1950∼60년대 프랑스의 여성들이 동의 없이 신체접촉을 당하는 경우는 너무도 일상적인 일이었는데 젊은 세대의 여성들이 점점 더 성적인 폭력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했다"고 풀이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지난 6∼16일 사이 18세 이상 프랑스 여성 2천167명을 상대로 할당 표본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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